서울 노원구 거리에서 한 시민이 손수건으로 땀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노원구 거리에서 한 시민이 손수건으로 땀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냉방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에어컨을 하루종일 켜둬야 할 정도로 더운 날씨임에도, 마음 한켠에선 '전기료 폭탄을 맞지 않을까' 걱정이 든다. 전기료 걱정을 덜하면서 에어컨을 효율적으로 쓰는 법은 없을까.

가전업계는 우선 '에너지소비효율'이 높은 에어컨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에너지소비효율과 정격냉방 능력, 냉방효율 등은 에어컨 전면이나 측면에 붙은 등급 스티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에너지소비효율등급 1등급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5등급 대비 30%~40% 정도 전기료 절감 효과가 있다. 사용 시간이 길수록 절감폭은 더욱 커진다. 다만 같은 등급일지라도 최신 제품의 효율이 더 높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에어컨 전기 사용을 줄이는 기본적인 방법은 실내 공기를 빠르게 냉각시켜주는 것이다. 처음 에어컨을 틀면 설정 온도를 20℃정도로 설정한 뒤 강한 바람으로 최대한 빠르게 실내 온도를 낮춘다. 그 후 적정 온도로 실내 온도를 유지하면 전기 사용량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인버터 에어컨의 경우 자주 껐다 켜는 것보다 꾸준히 가동해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에어컨의 냉매를 순환시키는 실외기 내부의 압축기가 에어컨에서 소비되는 전기의 약 95%를 차지한다. 인버터 압축기는 실내 온도에 따라 10%~160%로 냉방 능력을 조절할 수 있는 만큼 설정 온도에 도달하면 최소한으로 절전 운전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정속형 에어컨을 사용하고 있다면 이와 반대로 '껐다 켰다'를 반복하는 것이 낫다. 희망하는 온도보다 낮은 온도와 높은 바람 세기로 설정한 뒤 집이 시원해졌을 때 에어컨을 껐다가, 더워졌을 때 다시 켜서 온도를 낮추면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다.
2022년형 무풍에어컨 갤러리. 삼성전자 제공
2022년형 무풍에어컨 갤러리. 삼성전자 제공
전기료를 절약하기 위해 제습 기능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로 제습과 냉방 기능의 전기요금 차이는 크지 않다고. 업계 한 관계자는 "냉방 기능을 쓸 때도 실내 온도를 빠르게 낮춘 후 절전 운전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제습 기능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실내 공기를 시원하게 유지하는 것도 전기료를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다. 에어컨이 가동될 때 창문이 열려 있어 더운 공기가 실내에 들어오거나 방문이 열려 있어 냉방해야 할 공간이 늘어나는 경우 에어컨의 전기 소모가 높아진다. 실내온도 1℃를 내리기 위해서는 약 7~12%의 전력을 더 소비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집안 곳곳 단열을 잘 하고, 꼭 필요한 공간만 적정 온도로 냉방시키면 효율적이다. 커튼과 블라인드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실내 공기가 다시 뜨거워지는 것을 막아준다. 낮 시간에 외출할 때에는 커튼을 쳐 햇빛을 차단하는 것이 좋다. 창호의 역할도 중요하다. 뜨거운 공기를 차단하고 시원한 실내공기가 빠져나가지 않는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에어컨 근처의 냉각된 공기를 실내 곳곳으로 빠르게 전달하도록 에어 서큘레이터와 선풍기를 함께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실외기의 압추기 가동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에어컨과 선풍기를 같이 틀면 에어컨 설정 온도를 낮추지 않고도 냉방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선풍기나 에어 서큘레이터는 에어컨의 송풍구 앞에 냉방을 원하는 방향으로 놓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과 실외기를 깨끗이 청소하고 관리하는 것도 전기료를 절약하는 방법 중 하나다. 에너지 소비효율을 높일 수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에어컨 필터를 청소하지 않을 경우 냉방 성능을 떨어뜨려 전력 소모가 3~5% 정도 증가하고, 청소를 월 1~2회 할 경우와 안 할 경우를 비교하면 월간 10.7kWh 정도의 전력소비 차이가 난다.

실외기는 그늘진 곳에 설치하는 것이 좋다. 뜨거운 공기가 나오는 송풍구 쪽에 장애물이 없어야 한다. 높은 온도로 인해 실외기가 달궈진다면 냉방효율을 떨어지기 때문에 자주 물을 뿌려 주거나 그늘막을 만드는 식으로 실외기 온도를 낮추면 전기료를 절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