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대출상품을 이용하고 있는 저신용자가 빚을 갚지 못해 올 상반기 정부가 대신 상환해준 금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0억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정부가 대신 갚은 서민대출, 2년새 두 배 늘었다
22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서금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햇살론15와 햇살론 유스, 근로자 햇살론 등 정책금융상품의 대위변제 금액은 3314억원이었다. 작년 하반기(3365억원)보다 소폭 줄었지만 상반기(2852억원)에 비해선 462억원 늘었다. 세 상품의 대위변제액은 2020년 상반기 1692억원, 2020년 하반기 2463억원 등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위변제란 서금원의 보증을 받아 대출받은 사람이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할 경우 서금원이 해당 금융회사에 보증 비율만큼 대신 변제해주는 것이다. 대위변제 금액은 기간별 발생한 대위변제 발생 금액에서 대위변제 회수금액을 뺀 값으로 계산한다. 서금원은 차입자에게 대신 갚아준 연체액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하는데, 받아내지 못한 액수가 점점 늘고 있다는 얘기다.

만 34세 이하 청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햇살론 유스의 대위변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작년 상반기 64억원에서 올 상반기 134억원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햇살론 유스의 누적 대위변제율도 1.9%에서 4.3%로 뛰었다. 햇살론 15와 근로자 햇살론 대위변제율도 각각 10.2%에서 16.5%, 10.3%에서 10.7%로 높아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책금융상품 공급량 자체가 증가해 대위변제액이 덩달아 늘어난 면이 없지 않다”면서도 “대위변제율이 높아지는 것은 서민 계층에서부터 대규모 부실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햇살론은 연소득 3500만원 이하이거나 연소득이 4500만원을 넘지 않으면서 개인신용평점이 하위 20%를 밑도는 최저신용자에게 연 10%대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취업준비생이나 재직 기간 1년 이하 중소기업 직장인을 위한 햇살론 유스는 금리가 연 3.5%(보증료 별도)로 더 낮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정부가 저리로 돈을 빌려주는 데다 너무 쉽게 갚아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한다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