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새빗켐의 ‘셀프상장’으로 수십억원의 투자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셀프상장이란 증권사가 자신들이 투자한 회사의 상장 주관을 맡아 수익을 올리는 것을 말한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다음달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새빗켐의 주식 4.18%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 새빗켐과 상장주관 계약을 맺고 기업 실사를 시작했고, 한 달 뒤 새빗켐의 주식 16만 주를 사들였다. 주당 매입 단가는 6600원으로 총 10억5600만원 규모다.

이후 한국투자증권은 새빗켐의 희망공모가를 2만5000~3만원으로 제시했다. 10개월 전 투자했을 때보다 주가가 네 배 이상 뛰었다. 공모가가 상단에 결정될 경우 한국투자증권은 약 40억원의 평가수익을 올리게 된다.

IB업계에선 셀프상장에 대해 이해상충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장 과정에서 적정 기업 가치를 평가해 투자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는 주관사가 자사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어서다. 논란을 의식한 듯 한국투자증권은 6개월간 보유 주식을 팔지 않기로 약속하는 의무 보유 확약을 걸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새빗켐의 보유 지분율이 5%가 되지 않아 규정상 문제가 없다”며 “기존에는 1개월간 의무 보유 대상이었으나 자발적으로 기간을 연장해 이해충돌 우려를 줄였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