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의는 했지만… > 대우조선해양 하도급업체 노사가 파업 51일째인 22일 임금 협상에 합의하고 노조는 파업을 종료했다. 권수오 녹산기업 대표(왼쪽)와 홍지욱 민주노총 금속노조 부위원장이 경남 거제 대우조선 옥포조선소에서 협상 타결 합의문을 발표하기 위해 서있다.  /연합뉴스
< 합의는 했지만… > 대우조선해양 하도급업체 노사가 파업 51일째인 22일 임금 협상에 합의하고 노조는 파업을 종료했다. 권수오 녹산기업 대표(왼쪽)와 홍지욱 민주노총 금속노조 부위원장이 경남 거제 대우조선 옥포조선소에서 협상 타결 합의문을 발표하기 위해 서있다. /연합뉴스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노동조합원으로 구성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가 22일 협력업체 대표단과의 협상에서 파업 종료에 합의했다. 대우조선 하도급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지 51일 만이다.

하지만 핵심 쟁점이었던 손해배상 문제는 합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화물연대 파업처럼 이번 파업도 어정쩡하게 봉합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우조선 협력업체 노사는 이날 오전 8시부터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협상장에서 8시간 넘게 협상한 끝에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임금은 사측이 요구한 대로 4.5% 인상으로 합의됐다. 대우조선 하도급노조는 애초 30% 인상을 주장했지만 이후 10%, 5%로 요구 수준을 낮추다가 사측 요구를 받아들였다. 이 밖에 설 추석 등 명절휴가비 50만원과 여름휴가비 40만원 지급에 합의했다. 폐업 사업장에 근무하던 조합원 고용 승계는 일부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노사 모두 밝히지 않았다.

막판 쟁점이던 손해배상 소송은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손해배상 부분은 아직 합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조는 지도부 일부만 민형사 책임을 지고 나머지 조합원에게는 영향이 가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부 협력업체는 손해배상 책임 범위를 제한하는 데 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장기 파업에 따른 여론 악화와 정부의 공권력 투입 가능성, 23일부터 대우조선이 2주간의 여름휴가에 들어가는 점을 고려해 노사가 일단 합의안을 내놓기로 의견을 모았다는 후문이다.

정부는 파업 타결 후 ‘불법 점거 과정에서 발생한 (노조의)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란 입장문을 발표했다. 대우조선을 관할하는 경남경찰청도 “(위법 행위에 대해선) 법에 따라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