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 없는 마케팅이 새로운 트렌드입니다"

한경 CMO Insight 「한국의 마케터」

김동규 펜타클 본부장

김동규 펜타클 본부장

“소외 없는 마케팅이 새로운 트렌드입니다”

김동규 펜타클 본부장은 “제품의 메인 타깃으로 불리는 사람들을 향한 마케팅이 주효했던 시절은 끝났다”며 “그 대신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주변을 살피는 마케팅이 입소문도 빠르고, 업의 본질과 진정성을 전달하기에도 좋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나이키가 다양성을, 수많은 여성 브랜드가 탈코르셋을 외치는 것이 공기처럼 당연한 일이 된 것이 소외 없는 마케팅 트렌드를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펜타클은 클라우드 기업 메가존의 인하우스 종합광고대행사다. 김 본부장은 캠페인부문 기획본부의 리더다. 크리에이티브 영역도 함께 다루고 있어 캠페인 디렉터이기도 하다.

Q: 부라보콘 캠페인이 성공했는데

A: 소외 없는 마케팅의 일환으로, 해태아이스크림의 부라보콘 캠페인을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CM송’ 캠페인으로 제안했다. 평소 같은 맥락에서 사회공헌을 실천해온 브랜드였기에 성사 가능한 일이었다.

‘국민CM송이라고 하면서, 정작 그 노래를 듣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그들도 함께 들을 수 있어야 진정한 국민CM송 아닐까’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해당 캠페인은 공개 2주 만에 유튜브 영상 조회수 400만을 기록했고 긍정적인 댓글 반응이 이어졌다.

실제로 캠페인 영상은 국내 최대 소비자 광고 평가 사이트 TVCF에서 소비자가 뽑은 6월의 베스트 영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결과도 결과지만, 틱톡, 숏폼이 전부인 양 자극적인 광고가 대세를 이루는 시점에서 잔잔하고 진정성 있는 마케팅이 고객들에게 충분히 울림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점이 뿌듯했다. 이 업을 해 나가는 데 큰 용기가 됐다.

Q: 펜타클의 강점은

A: 펜타클은 숙제를 하듯 광고 의뢰에 맞는 제작물을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제안요청서(RFP) 이면에 숨어있는 진짜 고객의 가치가 무엇일까를 고민한다. 시키지도 않은 문제의 재해석과 솔루션으로 제안했을 때, 광고주가 호응해 주고 기다렸던 제안이라고 박수를 쳐 줄 때, 짜릿함을 느낀다.

펜타클의 강점은 세 가지다. 첫 번째는 고객의 RFP 이면에 숨겨진 본 뜻을 찾아내어 생각지도 못했던 솔루션을 드리는 것이다. 이것을 ‘Finding Value’라고 부른다. 두 번째는 ‘의견은 됐고, 데이터로 말하라’는 말처럼, 우리의 가설을 데이터로 증명해서 제안드리는 ‘Data Creative’다.

세 번째는 ‘Boundless’다. 펜타클의 조직은 기획, 크리에이티브, 미디어, 애드테크 등의 부서로 구분되어 있지만, 업무를 시작하면 경계를 허물어 기획이 카피를 쓰고, 애드테크가 방향을 잡을 수도 있다. 쉽게 말해 조직문화를 도로 위 실선이 아닌 점선으로 그어 놓아 서로 의견을 낼 수 있게 하는 열린 분위기가 펜타클의 강점이다.

Q: 기억에 남는 성과는

A: 3년 전에 LG유플러스 ‘멸종동물 공원’으로 국내외 여러 상을 받았다. 그것보다 인상적인 점은, 초등학교 교육 교재로 채택되었다는 점이다. 2년 전 배달의민족의 ‘배민커넥트’ 캠페인도 자랑할 만하다. 고효율의 성과와 더불어 배달업의 인식을 개선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아 대한민국광고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많은 광고제에서 상을 받았다.

작년에는 스마트카라의 캠페인 전략이었던 ‘모듈형AD’로 수상했다. 영상 시청 효율을 모니터링 하면서, 레고처럼 영상을 조립해 시의적절한 광고를 내보내는 신개념 영상 조합법을 통해 효율과 창의성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결과다.

Q: 자신의 강점은

A: 경력이 19년 정도 되니까, 약간의 자기객관화가 가능해졌다. 두 가지가 떠오른다.

하나는 프레젠테이션 역량이다. 지금도 매년 10차례 이상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직접 챙긴다. 횟수보다 좋은 스승은 없는 것 같다.

다른 하나는 유연함이다. 회의실에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라는 영화제목을 자주 언급한다. 제가 예전에 신념에 차서 했던 말도 시간과 상황이 바뀌면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낯뜨겁지만 고백하곤 한다.

■ Interviewer 한 마디

김동규 본부장은 후배 마케터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하자, “‘기본기란 헤맸을 때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지점이다’라는 윤태호 만화가님의 글을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지금 당장은 열정에 비해 돈이 안되더라도, 주변에서 손해보고 살지 말라는 조언을 듣더라도 내 길이라 생각되면 지금은 기본기를 만드는, 기본기의 수준을 높이는 지점이라는 사실을 알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기본기가 탄탄한 사람은 결국엔 성공한다. 다만, 탄탄한 기본기를 쌓으려면 시간과 노력이 꽤 필요하다.

장경영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