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국정운영 뒷받침- 文 정부 책임론 제기' 전면에
'국회 정상화' 원내 성적표, 향후 입지 바로미터
대행체제 불안정 요인은 계속 잠복…이준석 경찰 수사 결과도 '변수'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가까스로 이뤄진 국회 정상화를 계기로 다시 신발 끈을 조여 묶는 모양새다.

직무대행 체제 출범 후 안팎으로 이어진 어수선한 상황을 뒤로 하고 집권여당 원톱으로서 민생을 부각, 국회 무대에서 성과를 이끌어 내며 안정화에 나서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폭풍 같은 보름' 권성동 원톱체제…민생 부각하며 안정화 시도
권 대행은 당분간 국회 장기 휴업 사태 속에 밀려있던 각종 입법·개혁과제에 주력하며 민생 행보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인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그는 원구성 협상이 타결되기 하루 전이었던 지난 2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국회 정상화 즉시 유류세 인하 폭 확대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퍼펙트스톰(초대형 복합 위기)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힘들게 문이 열린 국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역점 현안들을 입법적으로 뒷받침함으로써 국정운영 동력을 견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 22일 장·차관 워크숍에서 "국민이 우리 정부에게 명령한 상황"이라며 속도전을 주문했던 연금·노동·교육 개혁 등 3대 핵심 개혁 과제에 대한 국회 내 진전을 이끌어야 하는 것도 권 대행 앞에 놓인 숙제다.

권 대행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방어'와 동시에 대야 공격 전선의 최전방에도 서 있다.

25일 대정부 질문을 시작으로 본격 활동에 들어가는 국회 내에서 문재인 정부 실정론을 전면에 꺼내 대야 전략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그는 원내대표로서 운영위원장을 맡은 동시에 방송·언론 개혁 문제로 '전쟁터'가 된 과방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어민 북송 사건 등으로 신구정권간 충돌 구도가 형성된 정보위에서 활동하게 된다.

권 대행은 주말인 23일에도 두 개의 페이스북을 올려 '수비'와 '공격' 역할에 적극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이 재추진하는 '민주유공자예우법안'에 대해 "운동권 신분 세습법"이라고 비판하며 "민주당은 부끄럽지 않나"라고 직격하는 한편으로 "대통령 제2집무실 세종 설치 공약은 반드시 지켜질 약속"이라면서 윤석열 정부 공약 파기 논란에 대한 적극 방어에 나섰다.

지난 21일 서울 중구에서 노숙인들을 상대로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하며 대표 직무대행을 맡은 뒤 첫 민생 현장 행보에 나섰던 권 대행은 앞으로 외부 현장 행보의 보폭을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폭풍 같은 보름' 권성동 원톱체제…민생 부각하며 안정화 시도
국회 내에서 어느 정도 성적표를 거두느냐는 최근 들어 동반 하락세를 보인 정부·여당의 지지율 추이, 내홍에 휩싸였던 당 안정화 등과도 직결될 수 있는 문제다.

이는 결국 원조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인 권 대행의 '현재'인 당 원톱으로서, 그리고 '미래'인 잠재적 차기 당권주자로서의 당내 입지와도 연결된다.

국회 정상화가 그에게 기회이자 또다른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당내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권 대행은 지난 8일 이준석 대표에 대한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사상 초유인 현직 당 대표 징계 사태를 맞아 리더십 진공 상태에 처한 집권여당을 이끌었다.

지난 11일 의총에서 직무대행 체제를 추인 받으며 원톱으로 등극, 조기에 내부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지도체제를 둘러싼 당 일각의 '흔들기' 움직임 등 여진이 이어진데 더해 이른바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내놓은 언급 파장, 권 대행과 함께 원조 윤핵관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과의 불화설 등으로 폭풍 같은 보름을 보냈다.

그는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면서 그간의 당 내홍과 국회 원 구성 표류 상황 등에 대해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무한책임을 통감한다.

다시 시작하겠다.

초심의 자세로 국민의 뜻을 섬기겠다"고 허리를 90도로 숙여 사과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장 의원이 조기전대론에 선을 그으며 일단 권성동 원톱체제에 힘을 실어주고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도 여기에 가세하면서 일단 지도체제 논쟁이 전면전으로 비화하지는 않은 모양새다.

하지만 '대행 체제'라는 태생적 한계 등으로 인해 불안정 요인은 계속 잠복된 상태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연일 "비정상적 임시 체제'라며 직무대행 체제 때리기에 나서는 등 당권경쟁이 조기에 점화되면서 당내 견제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이와 별도로 이 대표 관련 경찰수사 결과라는 '외부요인'에 따라 권 대행 체제는 다시 한번 새 국면을 맞을 수 있는 상황이다.

당내 한 의원은 통화에서 "지금 당내 원톱으로 화제가 집중되는 효과는 분명하지 않나"라며 "권 대행이 이 시기에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동반자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원내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냐가 그의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입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폭풍 같은 보름' 권성동 원톱체제…민생 부각하며 안정화 시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