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포레나 대전월평공원
한화 포레나 대전월평공원
이달 초 규제 지역에서 해제된 대구 대전 등 전국 17개 시·군·구에서 연말까지 2만8000여 가구 아파트가 공급된다. 수성구를 제외한 전역이 규제 지역에서 풀린 대구에서만 1만8000여 가구가 일반에 분양될 예정이다. 규제 지역 해제 후 청약 자격, 전매 및 재당첨 제한 등 청약 관련 규제 부담이 줄어든 만큼 주택 구매를 망설이던 실수요자는 물론 외지인 투자 수요도 다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일부 지역은 주택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여전해 청약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전에서 5600가구 일반분양

대구·대전·광양…규제 풀린 지역 대단지 '분양 큰장' 열린다
24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5일 규제 지역에서 해제한 전국 17개 시·군·구에서 하반기 총 2만8386가구가 일반 분양될 예정이다. 대구가 1만8704가구로 가장 많다. 이어 대전(5617가구), 전남 광양시(2509가구), 경남 창원시(951가구), 전남 순천시(427가구) 순이다. 전남 여수시는 연말까지 예정된 물량이 없다.

업계에서는 이번 규제 완화가 수요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말 1만6201가구였던 지방 미분양 주택은 지난 5월 2만3812가구로 50% 가까이 급증했다. 기준금리 인상과 집값 고점 인식 확산 등의 영향이 컸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규제 지역에서 풀림에 따라 외지인 투자 수요가 유입돼 상황이 호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상대적으로 신규 아파트 공급이 적었던 대전이다. SK에코플랜트가 대전 중구 중촌동에 짓는 ‘중촌 SK뷰’는 지난 19일 진행한 147가구의 1순위 청약에 3261명이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이 22.1 대 1을 기록했다.

한화건설은 이달 대전 서구 정림동에서 ‘한화 포레나 대전월평공원’을 선보인다. 지하 3층~지상 최고 28층, 16개 동, 1349가구(전용면적 84㎡) 규모다. 이 아파트의 가장 큰 강점은 우수한 교통망이다. KTX 서대전역이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있다. 도안신도시와 서대전으로 갈 수 있는 계백로도 가깝다. 교통 호재도 예정돼 있다. 대전 도시철도 트램 2호선(예정)이 2028년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유천초, 삼육초, 삼육중, 대신중·고교도 가까운 편이다.

힐스테이트 서대구역 센트럴
힐스테이트 서대구역 센트럴
경남 창원시 성산구 대원동에서는 현대건설이 ‘힐스테이트 마크로엔’을 분양할 예정이다. 지상 최고 33층, 8개 동, 951가구(전용 59~84㎡)로 조성된다. 대부분 가구가 4베이(거실과 방 3칸 전면에 배치) 판상형 구조로 설계돼 채광과 통풍이 우수하다. 대원동은 작년 7월 의창구에서 성산구로 행정구역이 변경됐지만, 이 아파트는 관리처분계획 인가 시점의 행정구역인 의창구(투기과열지구 해제)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조정대상지역인 성산구에선 유일하게 주택 소유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분양받을 수 있고, 전매 제한도 받지 않는다.

대구, 미분양 속 신규 분양 잇따라

대구의 경우 신규 분양과 입주 물량 증가로 당분간 수요가 되살아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구 부동산시장은 전국에서 침체가 심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대구 7개 구·군 중 달서구 등 6곳이 상반기 전국 시·군·구 집값 하락률 10위 안에 들었다. 작년 말 1977가구였던 미분양 물량은 지난 5월 6816가구로 급증했다.

지난 5일 수성구(조정대상지역)를 제외한 7곳이 규제에서 해제된 이후에도 공급이 잇따르고 있다. 남구 대명동에 들어설 ‘힐스테이트 대명 센트럴2차’는 지하 4층~지상 최고 48층, 9개 동(오피스텔 2개 동) 규모다. 아파트 977가구(전용면적 84·119·174㎡)와 주거형 오피스텔 266실(전용 84㎡)로 구성되는 주거복합단지다. 19일부터 진행한 청약에서 9개 주택형 모두 모집 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같은 시기 분양한 북구 관음동 ‘태왕아너스 프리미어’도 134가구 모집에 33명만 신청해 미분양이 발생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불과 2~3년 만에 집값이 급등한 데다 입주 물량도 많은 편이어서 당분간 청약 시장이 활기를 띠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대구에서는 올해부터 2024년까지 3년간 약 7만5000가구의 아파트가 입주할 예정이다. 대구 전체 가구 수(98만 가구)의 7%가 넘는 규모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