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상가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120%를 웃돌았다. 금리 상승 여파로 전반적인 경매 시장 분위기가 얼어붙고 있지만 서울 알짜 상가를 차지하려는 열기는 높다는 분석이다. 수익률이 좋은 상가와 그렇지 않은 상가를 가리는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부동산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상가 낙찰가율은 120.6%로 집계됐다. 지난 5월(90.4%)보다 30.2%포인트 뛰었다. 낙찰가율은 올랐지만 낙찰률(경매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은 같은 기간 40.3%에서 25.8%로 줄었다. 모든 상가에 대한 낙찰가율이 높은 건 아니다. 낙찰률을 보면 100개의 상가 중 25개 상가만 응찰자의 선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올 들어 코로나19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기대감에 서울 상가 낙찰가율은 2월 64.7%에서 3월 117.9%, 4월 126.3% 등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다.

지난달 22일 매각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점프밀라노 지하 2층 상가(전용면적 4.96㎡)는 감정가(5700만원)의 264%인 1억5000여만원에 팔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동인구가 급격히 감소한 집합상가임에도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매각됐다.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의 한 아파트 상가도 3억5600만원인 감정가를 훌쩍 뛰어넘는 6억1700여만원에 매각됐다. 낙찰가율은 173.4%였고, 응찰자 수도 17명에 달했다. 지난 12일 매각된 도봉구 창동 삼성아파트 지하상가 역시 감정가(1630만원)의 166.3%인 2710여만원에 낙찰됐다. 응찰자 수는 5명이었다.

지난달 21일 마포구 아현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지하 1층 상가(전용 41㎡)는 감정가 4억2900만원보다 63.3% 높은 7억여원에 매각됐다. 응찰자가 한 명이었음에도 공실이 아니고 임차 계약이 유지된 상가라는 점 때문에 높은 가격에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알짜 상가에 경매 집중…감정가의 두 배 낙찰도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상가는 개별성이 강해 추세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높은 낙찰가율로 매각되는 사례가 과거보다 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움츠렸던 상가 시장이 정상화하는 과정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