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문래동 피앤에스미캐닉스에서 관계자가 재활훈련 로봇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임대철 한경디지털랩 기자
서울 문래동 피앤에스미캐닉스에서 관계자가 재활훈련 로봇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임대철 한경디지털랩 기자
10년 전만 해도 보행재활로봇 시장은 국내 업체들이 넘볼 수 없는 어려운 시장이었다. 외산 제품이 이미 장악하고 있는 데다, 의료진도 새로운 제품을 사용하기를 꺼렸기 때문이다. 그랬던 이 시장에서 직원 20여 명의 국내 회사가 세계 1위 보행재활로봇 기업인 스위스 호코마를 제쳐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03년 설립된 피앤에스미캐닉스다.

박광훈 피앤에스미캐닉스 대표는 24일 인터뷰에서 “아시아 유럽 중동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만큼 3년 내 미국 시장을 본격 공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피앤에스미캐닉스가 개발한 워크봇(사진)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사람 하지에 착용하는 로봇, 하네스가 달린 체중 지지부, 트레드밀이다. 환자가 로봇과 하네스를 착용한 뒤 트레드밀을 걸으면서 하지 근력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워크봇의 강점은 일반인의 보행 패턴을 그대로 구현한 움직임이다. 고관절과 슬관절뿐 아니라 세계 최초로 족관절 구동 부분까지 장착했기 때문에 가능하다. 환자가 트레드밀을 걸을 때 로봇이 골반부터 무릎, 발까지 잡아준다. 박 대표는 “족관절이 없으면 환자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물리치료사가 옆에서 발이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환자의 상태에 맞춰서 단계별로 보행 훈련을 할 수도 있다. 환자들이 워크봇을 착용하면 천장에 달린 하네스를 통해 역하중을 설정한다. 로봇의 무게가 느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런 강점을 앞세워 워크봇은 중국 인도 아랍에미리트 스페인 등 9개국에 진출했다. 지난해 매출(58억원)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지난해엔 러시아에서 호코마보다도 많은 판매량(7대)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호코마와 다른 국내 업체들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LG전자 중앙연구소, 신도리코 출신인 박 대표는 2003년 피앤에스미캐닉스를 설립한 후 6년간의 개발 끝에 워크봇을 완성했다. 다음 목표는 미국이다. 박 대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며 “미국인 대상 임상을 해 데이터를 쌓고, 3년 내 미국 현지법인을 세울 것”이라고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