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덤파이프(dumb pipe·단순 전송 수단)’로는 미래가 없다.”

KT가 콘텐츠·플랫폼 기업으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기존 무선·인터넷·유선전화 등 통신 인프라·서비스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다. 지난 2년간 인공지능(AI) 기반 기업 간 거래(B2B) 사업에서 고속 성장한 데 이어 최근에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콘텐츠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으로 변신하려는 구현모 KT 사장의 전략이 먹혀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T의 2분기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6조3477억원, 영업이익은 4974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3%, 4.5% 증가한 수치다. 1분기 기준으로 12년 만에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KT의 성장세를 이끄는 것은 미디어·AI·클라우드 사업 등이다. 지난해 9조34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무선·인터넷·유선전화 부문은 여전히 가장 큰 사업이지만 성장률은 1.7%에 그쳤다. 이에 비해 미디어·모바일 플랫폼은 2조1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급성장했다. AI·클라우드 분야 매출도 5.6% 증가한 2조400억원에 달했다. 이런 변화는 올해도 이어져 지난 1분기 B2B와 미디어 등의 사업 비중은 41%(1조6100억원)로 높아졌다.

KT는 2020년 3월 구 사장 취임 이후 사업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AI·클라우드 기반 기업 디지털전환(DX)을 돕는 B2B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동시에 미디어 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고 원천 지식재산권(IP) 확보부터 콘텐츠 기획, 제작, 유통까지 미디어 밸류체인 구축에 나섰다. 최근 ‘우영우’ 시청률 대박 행진은 이런 노력의 결과물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