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장 마감 후 KB국민은행의 딜링룸. (사진 = KB국민은행)
지난 22일 장 마감 후 KB국민은행의 딜링룸. (사진 = KB국민은행)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다시 1300원대에 올라섰다. 이번 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선 금리가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이 예상되고,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되면서다. 당분간 달러화 강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5원 오른 1313.5원으로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2일 5.3원 오른 1313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초 1290원대로 내려왔던 원·달러 환율은 다시 1310원대로 복귀했다.

현재 환율 레벨과 관련해선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를 넘었던 시기는 1997년 IMF 외환위기, 2001년 닷컴버블 붕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세 차례뿐이었다는 점에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은 배경엔 경기 침체보다는 강달러 흐름에 원화의 약세가 심화한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공급 부족에 따른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다. 물가를 잡기 위해 미국 중앙은행(Fed)이 공격적으로 긴축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는 26일~27일 FOMC 회의에선 0.75%포인트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점쳐진다. 달러화의 상승 흐름에 베팅하는 롱(달러 매수)심리가 시장 분위기를 장악한다면 원·달러 환율은 1310원대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Fed도 0.75%포인트 혹은 1.0%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모두 남아있기 때문에 시장 내 경계심이 짙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시장이 긴축 부담 자체보다는 그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큰 폭의 변동성 없이 달러화 강세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FOMC 결정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도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9월 금리인상 폭에 대한 확실한 시그널은 주지 않겠지만, 물가 경기 관련 코멘트에서 금리인상 폭 둔화 시그널이 감지되면 단기적으로 달러화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미국의 2분기 GDP 성장률도 기술적으로 침체국면에 진입하는 것인지 나타낸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도 원·달러 환율은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경기 둔화가 본격화하면서 환율 상방 압력이 가중될 소지가 있다"며 "미국은 7월 물가 오름세가 소폭 꺾이면서 피크아웃 기대가 형성되겠지만 여전히 높은 물가와 긴축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재차 부각되면서 환율 변동성이 높아질 소지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환율 상단은 1350원대에 형성될 예정"이라며 "유럽의 에너지 수급 불안, 경기침체 위험 등을 감안할 때 강달러 흐름이 크게 반전되긴 어려울 것이며, 4분기 환율도 평균 1280원대로 높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