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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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NN이 한국 젊은 세대 사이의 MBTI 열풍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23일 (현지시간) 미국 CNN은 한국의 MZ세대가 데이트 상대를 찾는 데 MBTI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며, 2030세대가 상대를 알아갈 때 시간을 낭비하기보다 MBTI가 잘 맞는 사람을 골라서 만난다고 분석했다.

CNN은 한국 대학생들의 인터뷰를 인용하며, MZ세대가 MBTI를 일상에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했다.

서울에 사는 대학생 이다현 씨(23)는 자신을 처음 소개할 때 항상 MBTI 유형을 말한다고 한다.

이 씨는 "제가 ENFP라고 말함으로써 저에 대해 계속 설명할 필요가 없어서 시간이 절약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MBTI를 말함으로써) 사람들이 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요즘은 누구나 자신의 성격 유형에 대해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남자친구의 MBTI 유형도 자신과 잘 맞는다며 "우리는 1000일이 넘도록 함께 지내왔다. 이는 서로의 MBTI 유형이 잘 맞는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자신이 ENFP라고 밝힌 또 다른 대학생 윤모 씨는 "전 분석적·논리적인 T와 맞지 않고 ESFP(친절하고 장난기 있고 적응력이 있는)와 잘 맞는 것 같다"며 "궁합이 안 맞는 유형과 데이트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MBTI 업체인 마이어스-브릭스 컴퍼니는 현재 한국의 MBTI 활용법에 주의를 전하기도 했다.

마이어스-브릭스 컴퍼니의 아시아태평양 총괄인 캐머런 놋은 "한국의 MBTI의 인기는 매우 만족스럽지만, 자신과 잘 맞는 연애 상대방을 찾기 위해 MBTI 테스트를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모두 '반대에 끌린다'는 표현을 알지 않느냐"며 "MBTI 유형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잠재적인 파트너를 배제하는 것은 멋진 사람과의 흥미로운 관계를 놓치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MBTI는 외향·내향, 감각·직관, 사고·감정, 판단·인식 등 지표에 따라 성격을 16개 유형으로 나눈다. 영어 알파벳 4개의 조합으로, 각 유형엔 심리적 특성이 반영된다.

이는 캐서린 쿡 브릭스와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 모녀가 스위스 심리학자 칼 융의 이론에 기반해 만든 테스트로, 2차 세계대전 당시 여성에게 적절한 일자리를 찾아주기 위해 활용됐다.

한편 한국 기업들에서도 MBT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제주맥주는 각 유형을 새긴 맥주 캔을 출시했다. 구인 사이트에는 '열정적이며 혁신적'인 ENFP를 찾는다는 모집 공고가 올라오기도 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