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의 서울 양재동 본사. 사진=한경DB
현대자동차·기아의 서울 양재동 본사. 사진=한경DB
현대차그룹주가 나란히 강세를 띄었다. 2분기 깜짝 실적과 미국 조지아 정부로부터 2조원대 인센티브를 지원받을 것이란 소식에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다. 하반기 생산 확대 및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를 밀어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현대차는 전거래일 대비 5000원(2.62%) 오른 19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는 장중 19만8500원까지 치솟으며 20만원 탈환을 눈앞에 두기도 했다. 기아도 전일 대비 1400원(1.73%) 상승한 8만2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현대차그룹주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미 조지아주 정부가 현지에 전기차 공장을 건설하는 현대차그룹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지원한다고 밝힌 영향에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지아주가 약속한 지원 액수는 18억달러(약 2조3634억원)로 조지아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세제 혜택이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조지아주 정부는 2023년부터 26년 동안 현대차에 4억7200만달러(약 6198억원) 이상의 재산세 감면 혜택을 준다. 현대차는 5년 동안 일자리 창출에 따른 2억1200만달러(약 2784억원)의 소득공제 혜택도 받는다.

현대차·기아가 최근 발표한 2분기 깜짝실적도 시장은 여전히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지난 21일 현대차는 올 2분기 영업이익이 2조97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늘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8.7% 증가한 35조9999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현대차 분기 실적 사상 최고치다. 기존 매출 최고 기록은 지난해 4분기의 31조265억원, 영업이익은 2014년 2분기의 2조872억원이었다.

기아도 올 2분기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2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썼다. 올 2분기 기아는 매출액 21조8760억원, 영업이익 2조2341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3%, 50.2% 각각 증가한 수치다. 기아도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기존 최대 실적은 올 1분기 기록한 매출액 18조3572억원과 영업이익 1조6065억원이었다.

하반기엔 전기 세단 아이오닉6(현대차), 고성능 전기차 EV6 GT(기아) 등의 출시가 예정된 가운데 반도체 수급 차질이 완화되면서 생산·판매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수익 차종의 미출고 물량이 많다는 점이 실적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증권가는 보고 있다.

투싼 하이브리드와 싼타페 하이브리드 등 현대차 대표 SUV는 출고까지 최대 18개월 소요된다. 기아 대표 SUV 스포티지·쏘렌토 하이브리드도 대기기간이 17~18개월에 달한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기아 내수 대기수요 51만대 가운데 20만대가 쏘렌토, 카니발 등 고수익 차종으로 대표되는 레저용 차량(RV)이다.

이상헌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에 대해 "금리 인상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있지만 재고 부족과 미출고 물량을 감안하면 하반기 양호한 실적 구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실적 상향 대비 주가 괴리가 벌어진 만큼 실적 상향이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기아에 대해 "상반기 환율과 인센티브의 긍정적 기여가 컸기 때문에 현재 수익성의 지속에 대해 염려가 있지만, 상위 차종 위주의 대기 수요가 많고, 판가 인상과 트림 상향도 이어지고 있어 양호한 수익성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대모비스는 3.43% 상승한 채 거래를 끝마쳤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현대모비스에 대해 "매출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였으나 수익성이 부진했는데, 원가 외에 연구개발(R&D), 물류비 등 판관비도 늘었기 때문"이라며 "2분기 실적 부진으로 상승 모멘텀이 둔화됐지만 하반기 수익성 개선 감안 시 여전히 저평가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