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택배업체들은 빠른 포장과 배송을 위해 웬만하면 동일한 규격의 상자를 사용했다. 상품 크기와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른 배송 상자를 사용하면 이를 분류하고 포장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은 이런 관행을 깨고 소비자가 주문한 상품의 종류와 수량에 따라 최적화한 상자를 사용하기로 했다. 물류의 효율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CJ대한통운은 다음달부터 경기 군포 풀필먼트센터에서 출고하는 상품에 ‘빅데이터 패키징’ 기술을 적용해 상자 크기를 평균 10% 줄이겠다고 25일 발표했다. 빅데이터 패키징은 과거에 쌓인 상품별 데이터와 주문정보 등을 조합해 최적화한 상자를 사용하는 빅데이터 기술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 3개월간 소비자가 주문한 상품의 종류와 수량을 바탕으로 112억 가지 경우의 수를 조합해 9종의 최적화한 상자 크기를 찾아냈다. 예를 들어 주먹만 한 영양제 한 통을 주문받으면 가장 작은 상자를 자동으로 배치하고, 커다란 밥솥과 영양제, 휴지 등을 함께 구매하면 가장 큰 상자에 상품을 담는 식으로 주문에 따라 다른 상자를 사용한다.

CJ대한통운은 상자 크기가 작아지면 물류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량 적재함에 실리는 상자 수량이 늘어나 한 번에 더 많은 물량을 발송할 수 있어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동일 규격 상자를 사용해 포장 속도를 높이는 것보다 최적화한 상자를 사용해 평균 크기를 줄이는 게 배송 효율이 더 높다”고 말했다.

상자 크기가 줄어들면 불필요한 포장재도 줄일 수 있다. 상자 크기가 작아지면 상자 속 빈 공간이 축소돼 완충재 양도 줄일 수 있다.

CJ대한통운은 군포를 시작으로 곤지암과 용인 등 다른 풀필먼트센터에도 빅데이터 패키징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