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여의도 트윈타워. 사진=조아라 기자
LG전자 여의도 트윈타워. 사진=조아라 기자
LG전자가 올 상반기에 국내외 각종 악재에도 경쟁사인 미국의 월풀을 제치고 글로벌 생활가전 1위 자리를 지켜낸 것으로 판단된다.

26일 공개된 2분기 실적을 보면 월풀은 50억97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3억6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각종 비용 증가, 수요 둔화 등 영향으로 적자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1259.57원)을 적용해 환산하면 월풀의 2분기 매출은 6조4200억원, 영업손실은 3854억원 규모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 H&A(생활가전) 사업본부의 2분기 매출은 7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4200억원 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LG전자의 부문별 실적은 오는 29일 발표되지만, 시장 전망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실적이 현실화될 경우 LG전자는 월풀과 매출은 1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8000억원 수준의 격차를 내며 2분기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분기에는 LG전자가 매출은 2조원 가량 많았고, 영업이익은 월풀이 LG전자보다 1000억원 정도 앞섰다. 상반기 실적에서도 LG전자의 압승이 예상된다. LG전자 상반기 매출 추정치는 15조8700억원, 영업이익은 8700억원이다. 같은 기간 월풀의 매출은 12조3500억원, 영업이익 1700억원으로 두 회사의 격차는 매출 3조5000억원, 영업이익 7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LG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에서 월풀을 제치고 '글로벌 매출 1위'를 달성했으나, 영업이익에서는 월풀에 뒤졌다.

올 상반기에 LG전자가 월풀과 실적 격차를 크게 벌린 데에는 고급화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지난 7일 잠정실적 발표 당시 "북미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 매출의 견조한 성과에 힘입어 작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했고 시장 지위가 개선됐다"고 밝혔다.

LG전자는 그동안 세탁기, 에어컨, 냉장고 등 전통 가전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소비자의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식물생활가전 LG 틔운, 공기청정팬 LG 퓨리케어 에어로타워 등 신개념 제품을 지속해서 출시했다. 더불어 올여름 전세계 역대급 무더위로 인해 에어컨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도 실적 상승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