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4조원 어치 주식 풀린다…"단기간 수급 충격 불가피"
의무보유 기간이 지난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이 27일 대거 시장에 풀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차익 실현을 노린 기관이 한꺼번에 3조8000억원어치의 물량을 쏟아낼 경우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물론, 국내 증시에도 끼칠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당시 기관 투자자에게 돌아간 주식 966만365주에 대한 6개월 의무보유 조치가 27일 해제된다.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의 4.26%, 시세로는 3조9243억원(26일 종가 기준) 어치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대주주인 LG화학이 보유한 지분 1억9150만주(81.8%)도 함께 보호예수 조치가 해제된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26일 종가 기준 39만4000원으로 공모가(30만원) 대비 31% 이상 뛰었다. 전문가들은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보호예수 해제와 함께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3개월 보호예수 물량이 풀렸던 지난 4월27일의 경우 장중 주가가 전일 대비 6.23%까지 빠졌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가 공모가 대비 30% 이상 높아졌고, 운용사 배정물량이 상당수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수의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적으로 수급 충격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4조원에 달하는 매물이 한꺼번에 나올 경우 국내 증시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이 지난 1월 11조2827억원에서 이달 6조9764억원까지 줄어 매물 소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단기적으로는 하락하겠지만 향후 MSCI 한국지수 내에서 비중이 확대돼 외국 자본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MSCI 한국지수 내에서 비중이 확대되면 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해 외국 자금이 추가 유입될 수 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이 MSCI 한국지수 내에서 비중이 0.5% 가량 상향될 수 있다”며 “3000억원 가량의 패시브 자금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