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장에 윤희성…첫 내부 출신
한국수출입은행 46년 역사상 처음으로 내부 공채 출신 인사가 행장에 오르게 됐다. 정책금융기관인 수출입은행의 수장은 그동안 업무 연관성이 깊은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 등 경제·금융 관료 출신이 맡아왔지만 이번에 이런 관례가 깨진 것이다.

수은은 윤희성 전 부행장(60·사진)이 제22대 행장으로 임명 제청됐다고 26일 밝혔다. 수은 행장은 기재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임기는 3년이다. 1976년 수은 설립 이후 내부 출신이 행장에 내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내정자는 서울 휘문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공채로 수은에 입행했다. 이후 홍보실장과 국제금융부장, 자금시장단장, 혁신성장금융본부장(부행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뒤 지난해 초 퇴임했다. 수은 관계자는 “(윤 내정자는) 정책금융 및 국제금융에 관한 전문성을 골고루 갖춘 데다 선후배들과 소통도 활발히 해 신망이 두터웠다”며 “수출입과 해외 투자 등에 필요한 금융 서비스를 적극 제공해 국가 경제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윤 내정자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인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은에 들어오기 전 윤 대통령과 고시 공부를 같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내정자는) 윤 대통령의 서울대 1년 후배로 과는 다르지만 신림동 등에서 함께 고시 공부를 하면서 친분을 쌓았다”며 “사회에 진출한 이후에도 꾸준히 교류해온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기존 관례를 깨고 수은 행장으로 내부 출신 인사를 발탁한 데 이 같은 인연이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호기/이인혁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