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회생계획안 제출…채권단 "변제율 너무 낮다" 반발
쌍용차가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된 KG컨소시엄과 투자 계약을 체결한 지 한 달 만에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했다.

27일 쌍용차에 따르면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은 지난 26일 회생채권 변제 계획과 KG컨소시엄과의 투자 계약 내용이 담긴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쌍용차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의 주요 내용은 KG컨소시엄의 인수대금 3355억 원을 변제 재원으로 한 채무변제 계획과 최종 인수예정자의 지분율 보장을 위한 주주의 권리변경 방안이다.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총 변제 대상 채권은 미발생 구상채권을 제외한 약 8186억원으로, 이중 회생 담보권 약 2370억 원 및 조세채권 약 515억 원은 관련법에 따라 전액 변제한다. 대주주인 마힌드라 & 마힌드라(Mahindra & Mahindra Limited)의 대여금 및 구상채권 약 1363억 원을 제외한 회생채권 약 3938억 원의 6.79%는 현금 변제하고 93.21%는 출자전환 하게 된다.

이에 따라 출자전환 된 주식의 가치를 감안한 회생채권의 실질 변제율은 약 36.39%이다. 대주주의 대여금 및 구상채권은 5.43%는 현금 변제하고 94.57%는 출자전환 하게 된다. 이는 일반 회생채권 변제율의 80% 수준이다.

아울러 대주주인 마힌드라의 보유 주식은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 10주를 1주로 병합하고, 출자전환 대상 회생채권에 대해 채권액 5000원당 액면가 5000원의 신주를 발행한 후 신주를 포함한 모든 주식을 보통주 3.16주를 1주로 재병합한다.

이런 과정을 거친 후 인수대금 3355억 원에 대해 1주당 액면가 및 발행가액 5000원의 신주를 발행하게 되면 인수인은 약 58.85%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지난 2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의 투자계약에 따른 회생계획안의 현금변제율은 1.75%, 주식 가치를 감안한 실질 변제율은 약 9.6%, 출자전환 이후 주식 재병합 비율은 23대 1이었다.

쌍용차는 이번 회생계획안에 회생 계획 인가 이후 인수인인 KG컨소시엄이 공익채권 변제 및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약 5645억 원의 자금을 추가로 유상증자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고, 회생계획안 제출 후에도 인수인 및 이해관계인들과 채권 변제율 제고 방안 등을 지속 협의해 관계인집회 직전에 제출하는 회생계획안 수정안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생계획안을 두고 주주, 채권단 등이 찬반 투표를 하는 관계인 집회는 다음 달 28일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은 "회생계획안의 채권 변제율 등이 채권자 및 주주 등 이해관계인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회생 계획이 인가될 경우 추가적 운영자금 유입으로 공익채권 변제와 투자비의 정상적 집행이 가능해져 회사가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들도 동반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신차 토레스의 계약 물량이 현재 4만8000대에 이르고, 친환경차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되는 등 경영 여건이 크게 개선되고 있으므로 이른 시일 내에 회사를 정상화해 채권자 및 주주들의 희생과 성원에 보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쌍용차 협력사 340여개로 구성된 상거래 채권단은 회생계획안에 담긴 회생채권 변제율이 낮다며 대통령실에 '쌍용차의 성공적 인수합병(M&A) 완수를 위한 상거래 채권단 청원' 제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쌍용차가 제시한 채권 변제율이 상식적이지 않고 공정하지도 못하다고 호소하는 내용이다.

채권단은 앞으로 산업은행, 기획재정부, 국무총리실, 국세청에도 같은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상거래 채권단이 낮은 변제율에 반발해 관계인 집회에서 반대표를 던진다면 쌍용차 인수합병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계획안에 대해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 3, 회생채권자의 3분의 2, 주주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법원의 최종 인가를 받을 수 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