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국회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국회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누구를 위해 일하는 정당인지 불확실해지면서 선거에서 졌습니다.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면 누가 중산층이고, 서민인지부터 명확히 해야 합니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2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반명(반이재명)이 아니라 미래를 말하기 위해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다”며 “누구를 위한 정당인지 ‘진보의 재구성’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30여 년 전만 해도 ‘4인 가구 기준 월 소득 300만원’ 등의 기준으로 서민·중산층을 구분했지만, 이 시대의 서민은 플랫폼 노동자와 같은 사람들”이라며 “그렇다면 민주당은 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정당이 되겠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보수는 야당의 시간 동안 얼굴과 내용을 모두 바꿔 재구성에 성공했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주자 중 한 명으로 출마했지만 ‘반명’으로 묶이는 것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이재명만으로 어렵지만, 이재명을 빼고도 어렵다”며 “이재명만으로 되지 않는다는 걸 우리 97세대가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강병원 박용진 의원 등 다른 97그룹 출마자들은 예비경선(컷오프) 전 이재명 의원을 제외한 단일화를 주장했다. 강 의원은 이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최근 당내 인사들의 잇단 공개 지지 표명으로 대표 선거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86그룹의 ‘맏형’인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후원회장을 맡은 것을 비롯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26일 SNS에 강 의원 지지를 선언했다. 임 전 실장은 ‘문재인 정부 당시 강 의원을 젊은 총리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내 개혁 소신파인 조응천 의원과 소장파 장철민 의원 등도 강 의원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계파·정파를 초월한 당내 인사들의 지지에 대해 “나를 오래 봐 온 분들이 묵묵히 일한 점을 알아봐 준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가 된다면 ‘문제는 경제야 위원회’와 ‘정치 탄압 저지 위원회’를 발족시키겠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경제가 어려울수록 민생 문제에 집중해 대안 정당으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한편으론 경찰권을 지켜내기 위해 선명 야당의 정체성도 분명히 하겠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은 어려울 때 대세보다는 파격을 선택했다”며 “강훈식이라는 새로운 얼굴이 대표가 되면 완전한 파격”이라고 강조했다.

설지연/오형주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