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탈래 요트투어 모습. 요트탈래 제공
요트탈래 요트투어 모습. 요트탈래 제공
한국은 요트 불모지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해양레저 관광 불모지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지만 주요 도시와 바다와의 거리가 먼데다, 계절성의 이유로 내륙관광에 비해 경제성이 현저히 낮아서다. 이 척박한 시장에 '17년 요트인' 김건우 요트탈래 대표(38)가 도전장을 냈다.

그가 처음 내세운 창업 아이템은 '요트스테이'였다. 부경대 해양스포츠학과를 진학해 교수를 꿈꾸던 02학번 김 대표는 우연치않게 2015년 정부 창업지원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된다. 그는 과거 학회에 참석차 떠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에어비앤비 '보트텔'에서 1박을 묵었는데, 강변 수로에 선착된 수많은 배들이 숙소로 변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부산 해운대에서 보트를 이색 숙소로 활용하면 딱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수년의 석·박사 과정을 거치며 사업 계획서와 보고서는 그 누구보다 잘 쓸 자신이 있었다"며 "운이 좋아 생각지도 못한 사업가의 길을 걷게 됐다"고 말했다.

수십억 가까이 하는 요트를 덜컥 사기에는 자금이 부족했다. 그는 요트를 사놓고도 1년 내내 세워두는 선주들을 떠올렸다. 실제 선주들이 1년에 요트를 사용하는 일수는 26일 정도라고 한다. 연간 사용률이 8%에 불과하다.

그는 요트를 사용하지 않는 날이나 밤에 저렴하게 빌리면 쉽게 숙박 사업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 사업으로 우수창조관광기업 우수상(2015)과 성장관광벤처 최우수상(2016)을 수상하게 된다.

사업은 단숨에 본궤도에 올랐다. 단 3년 만에 연매출 10억원을 달성했다. 회사 소유 요트도 4대로 늘어나면서 2018년 주식회사로 변경했다. 그는 "개인사업자로는 사업을 더욱 확장하는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체계적인 경영과 투자 유치를 위해 필수였다"고 말했다.

현재 주력 사업은 요트 투어다. 요트탈래는 해운대 해양레저 특화 사업장인 '더베이101'에서 부산 요트 업체 유일하게 선정돼 운항을 시작했다. 1인 2~4만원 가격에 도심에서 즐기는 요트 투어는 SNS를 타고 빠르게 입소문이 퍼졌다. 해운대 야경을 뒤로한 '인증샷 맛집'으로 소문난 것.

코로나19 확산도 오히려 요트 투어의 매력을 알리게 된 계기가 됐다. 승선 인원을 60%만 맞춰 보다 쾌적하고 프라이빗한 관광을 앞세운 것이 통했다. 지난해 연매출 24억원을 달성했다. 2018년 첫 10억원을 돌파후 3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그는 "지난해 총 7만5000명이 방문했는데 이는 제작년(4만5000명)의 1.7배에 가까운 수치다"며 "이용자 만족도도 5점 만점에 4.85점에 달하는 등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그는 "1주일간 요트를 빌려 여행하는 '요트위크' 같은 프로그램으로 요트 대중화를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다음 목표는 '요트 예약결제 플랫폼'이다. 요트 관광사업은 다른 일반 여행 투어와 차이점이 많다. 우선 승선신고서를 법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또한 날씨 등 영향으로 예약 변경 취소가 매우 많다.

하지만 요트 관광에 적합한 예약 프로그램은 전무했다. 기존에는 고객 예약을 일일이 엑셀이나 캘린더앱을 통해 기록하고 변경했었다. 그는 "단순 관광 업체 넘어 ICT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전용 프로그램 개발이 필수다"고 말했다.

요트에 대한 인식도 넘어야할 산이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도 '요트를 가지고 있다' 하면 부정적인 시선이 많다. 그는 "해외에서는 요트 산업이 연간 50조원에 달한다"며 "주 4일제 등 확산땐 해양레저시장이 더욱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7월 27일 김건우 대표 인터뷰 전문

김건우 요트탈래 대표. 본인 제공
김건우 요트탈래 대표. 본인 제공
Q. 안녕하세요 대표님. 자신의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요트탈래 김건우(38) 대표입니다. 대표이사 겸 영산대학 대학레저 관광학과 겸임교수와 거제 요트 조정면허 시험관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2002년 부경대 해양스포츠학과 진학후 해양레저 외길만 파고 있습니다. 사업 하기전 연구원이나 교수를 꿈꾸며 공부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2015년 정부 창업지원 프로그램에 지원해 요트서 숙박하는 '요트스테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고 현재 부산 요트 1위에 오르는 등 사업을 확장하게 됐습니다."

Q. 사업 모델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부탁드립니다.
"처음에는 사용하지 않는 요트를 임대하기로 했습니다. 선주들을 모아 요트 임대료를 주면서 관광객 여행상품으로 운영하며 수익 창출하는 모델로 시작했습니다. 요트판 공유경제 입니다. 현재는 임대보다는 회사에서 보유하는 요트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수익 구조는 관광객 투어 상품이 매출의 80%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10%는 요트 숙박과 요트 통째 빌려서 하루 대여 상품이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10%는 요트 예약관리 PMS 서비스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요트탈래가 단순 투어업체 넘어 ICT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것입니다.

요트관광은 다른 일반 여행과 차이점이 많이 있습니다. 탑승객의 승선신고서를 일일이 법적으로 제출해야하고, 날씨로 인한 변경과 취소도 매우 잦습니다. 다양하 변수가 존재하죠. 현재 요트 관광에 적합한 예약프로그램과 스케줄러가 전무합니다. 예전에는 전부 엑셀을 썼는데 많은 한계가 발생했습니다. 선박관리 전용 예약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된 이유입니다."
요트탈래 '제트보트'. 요트탈래 제공
요트탈래 '제트보트'. 요트탈래 제공
Q. 투자 유치 없이 자기자본만으로 사업을 키우고 계신가요.
"창업 7년차로 자기자본 1억원을 갖고 작년 기준 24억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처음에는 선주들에게서 배를 임대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6개월 운영해보니 선주 임대료보다 은행 이자가 더 싸다 판단했습니다. 모아둔 돈으로 사업에 전부 투자했죠.

아직까지 회사 지분으로 투자 유치를 받지는 못했습니다. 관광 운영 서비스업은 사업주가 인지하는 기업가치와 투자사가 인지하는 기업가치 괴리가 큽니다. 관광사업은 보이지 않는 무형가치가 큰데, 투자자들은 재무재표만 보고 판단하죠. 이것이 저희가 요트 예약 관리 플랫폼을 만들게 된 계기입니다.

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미래가치를 높게 평가 받을 수 있는 거래액을 증가 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요트 예약관리와 가격비교 플랫폼을 통해 사업을 더욱 확장시킬 계획입니다."

Q. 2018년 주식회사로 전환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이유였나요.
"이 시기에 연매출 10억원을 달성하게 됐습니다. 저에게는 매출 10억원이 상징적인 의미 였습니다. 사업초보였던 저는 멘토들의 조언으로 법인 전환이 세무.회계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개인 사업자로는 투자 유치 등 사업확장에 한계를 느껴 법인 전환을 했습니다."

Q. 사업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으셨나요.
"사업하기전 박사과정 연구원으로 네덜란드 학회에 참석했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암스테르담에서 에어비앤비로 보트텔을 예약했습니다. 강변 수로에 배 엄청 많았습니다. 그 배안에서 1박을 한 경험이 매우 새롭고 이색적이었습니다.

이를 해운대에도 적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부산에서 최초로 요트스테이를 시작했습니다. 요트는 비싸지만 생각보다 사용률은 매우 낮습니다. 선주들은 요트를 소유하면서 1년에 26일 정도 탑니다. 연간 8%뿐이죠.

1년 내내 세워두는 요트를 빌리면 사업을 해볼만하다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부산에도 다른 사업자들이 많이 따라하고 있습니다. 여수 통영에도 요트 정박지에는 다 가능합니다. 법적으로 마리나 선박 대여업이 2015년 신설 됐습니다."

Q. 해외 유사 사례가 있나요.
"요트 보트는 유럽 미국에서는 이미 활성화 됐습니다. 전문적인 업체로는 유럽 드림요트차터 등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들 업체를 롤모델로 삼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예약관리 프로그램과 요트 운영 ICT로 비즈니스 모델을 변경하려고 합니다. 좋은 점들은 벤치마킹하고 새로운 사례를 만들려고 합니다.

과거에는 요트의 접근성이 낮아, 요트 가격비교와 서비스 경쟁이 무의미 했습니다. 일반인들도 요트가 어떤건지 모르죠. 하지만 이제는 점차 일반 대중들도 요트를 조금씩 구별하고 있습니다. 지금이 요트 플랫폼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과거 정부지원금을 받고 플랫폼 사업에 뛰어든 업체들은 거의다 사장 됐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리라 생각해 플랫폼 전환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Q. 국내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로 예상 하시고 계시나요. 전망은 어떻게 하시나요.
"저는 시장규모나 전망 예측을 싫어합니다. 과거 논문 쓸땐 인용은 했지만요(웃음).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일을 해보면 관련 통계자료가 정확히 나올 수 있지 않습니다. 부산 요트와 해양관광 통계를 작성한지 불과 2년 밖에 안됐습니다.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과거 데이터가 필요한데 없으니 시장 규모를 예측하기에는 불가능 합니다. 하지만 지표 중에서 △조정면허 취득자 △동력 수상레저 등록 척수 △운영하는 사업체수 △선박 제조업.대여업.서비스업 증가추이 등을 볼때 최근 7년째 연간 150% 성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가파른 커브 곡선으로 성장이 기대 됩니다."
요트탈래 '해운대리버크루즈'.   요트탈래 제공
요트탈래 '해운대리버크루즈'. 요트탈래 제공
Q. 주4일제 확산이 요트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해양레저의 특징은 레저를 즐기기 위한 준비시간과 정리시이 엄청 길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자면 축구는 축구화만 신으면 되지만, 스쿠버 다이빙의 경우 레저 즐기는 시간보다 장비 세팅과 세척 시간이 더 깁니다. 여유시간이 길어진다면 해양레저시장은 더욱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단순히 해양레저 체험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취미가 되어야 합니다. 주4일제가 점차 확산될 경우 레저에 할애할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날 것입니다. 모든 레저시장에서 특히 해양레저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클 것이라고 봅니다."

Q. 요트탈래만의 사업 강점은 어떤가요.
"부산에는 요트 정박지인 수영만 요트 경기장이 있습니다. 오래되고 낡았죠. 관광지는 민간이 운영해야 매력적으로 이용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해운대 '더베이101'은 대표적인 관광지입니다. 관광도 즐기면서 요트도 즐기는 지리적 이점이 큽니다. 요트탈래만이 유일하게 사업권을 취득해 운항중입니다."

Q. 요트는 현재 어떻게 운영 중이신가요.
"요트 실제 운영 투입 8대(회사 소유 절반)입니다. 배마다 각겨차이가 튼데 쌍동선은 대략 10억입니다. 성수기 여름기준 1대당 10~12항차를 운항하며, 총 30~40회 배가 돕니다."

Q. 승선 인원을 60%로 제한하셨습니다. 이유가 있나요.
"최대 승선정원까지 태우면 답답합니다. 승객 만족도를 위해 40인승의 경우 20~23명으로 제한합니다. 여유로운 요트 투어가 요트탈래만의 매력입니다."

Q. 고객 반응이나 피드백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요.
"네이버 스토어팜 쇼핑 후기를 항상 주시하고 있습니다. 주별로 만족도를 평가합니다. 현재 5점만점에서 4.85정도. 이용고객 대부분 4.9가 넘습니다. 가격대비 이용자 만족도가 매우 큽니다."

Q. 요트탈래의 가격은 어떻게 책정 되셨나요.
"과거에는 마케팅 비중이 가장 컸습니다. 3~4년전에는 워낙 많은 업체가 경쟁하니 광고비로 한달에 600만~700만원 썼습니다. 이후 요트탈래 브랜드 이미지 키우는데 집중했습니다. 이후 고객 재방문 비율이 커졌으며 이제는 굳이 광고를 공격적으로 안해도 괜찮다 생각해 줄였습니다.

현재 낮에는 1인당 2만원 이지만, 밤에는 4만원입니다. 야간 가격은 모든 업체중 가장 비쌉니다. 야간 가격이 2배 비싸지만 수요도 3~4배 더 높습니다. 야경 인증샷이 SNS서 입소문이 타게 된 결과입니다. 낮에는 마케팅적 요소로 다소 저렴하게 책정해 고객을 모으고 있습니다."

Q. 연간 이용 고객은 몇명정도 되나요.
"지난해 7만5000명(요트+유람선)이 이용했습니다. 제작년 4만5000만명 대비 연간 1.7배~1.6배 이용자 매출 늘었습니다. 부산 요트 전체 시장으로 보면 연간 50만명이 찾고 있습니다. 요트 시장이 최근 짧은 시간에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부산 요트 업체중 현재 요트탈래가 가장 규모가 큽니다."

Q. 계절에 민감할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그렇지 않습니다. 연간 운행일수가 320일 가까이 됩니다. 한달에 2~3일 빼고 다 운행합니다."
요트투어 야간 폭죽. 요트탈래 제공
요트투어 야간 폭죽. 요트탈래 제공
Q. 해양레저 시장 규모가 아직 크지 않은 요트 서비스를 주업으로 하면서도 스타트업 창업 5년을 견디고 사업을 안착 시킬수 있게된 원동력은 무엇입니까.
" 대한민국 요트문화를 혁신하겠다는 비전 때문입니다. 한국의 GDP는 높지만 요트 후진국입니다. 외국처럼 요트 문화 대중화를 꿈꾸고 있습니다. 요트탈래로 인해 요트 문화가 대중화되고, 요금 저렴해지고, 관광 콘텐츠가 생기는 것을 보면 성취감이 듭니다. 주7일을 휴일 없이 일하는 원동력이죠."

Q. 앞으로 더 추가하거나 생각한 신사업은 있나요.
"최근 관심은 예약관리 프로그램을 예약결제 플랫폼 개발입니다. 새로운 관광상품은 요트 위크 입니다. 지중해 국가 크로아티아 그리스 이탈리아에서는 1주일간 요트를 빌려 여행을 떠나는 것이 대중화 되어 있습니다. 유럽 MZ세대들에게 최고 인기 여행이죠. 한국에서도 충분히 거제도나 통영 남해 여수 에서 2~3일 섬투어 상품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저번달에 펨투어를 통해 시범사업을 진행했습니다. 국내 최초로 관광 콘텐츠화 할 계획입니다."

Q. 정부 관련 지원이나 창업 정책에 대한 문제점이나 요구사항은 있나요.
"창업지원금 총량제가 있어야 합니다. 중기청 R&D지원의 경우 창업 성장과 도약 등 2가지만 받는게 가능합니다. 현재 창업지원금은 부처별 예산이 흩어져 관리가 되질 않고 있습니다. 동일한 아이템으로 글자 바꿔서 돈 타내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요트탈래는 현재 창업 7년차입니다. 국내 창업 지원은 7년 이내로 모두 끊깁니다. 7년 이후는 알아서 성장해야하는데, 투자유치와 자금확보 지원을 위한 길을 열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 한말씀 해주세요.
"요트 산업 자체가 지금까지는 암흑기였다고 봅니다. 외국에서 요트산업이 연간 50조로 어마어마한 산업시장입니다. 우리나라도 바다를 활용한 신성장 사업은 요트가 제격이라고 봅니다. 이 사업을 관심 있게 지켜봐 줬으면 좋겠습니다. 사업에는 투자를, 정치권에선 제도정비를 통해 산업자체가 올바르게 건전하게 성장 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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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