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섬들의 지도
[신간] 자유죽음·구약읽기
▲ 자유죽음 = 장 아메리 지음. 김희상 옮김.
아우슈비츠에서 생환한 저자가 1976년에 발표한 철학 에세이. 자살에 관한 논쟁적 사유와 성찰을 담았다.

저자는 '자기 자신을 살해한다'는 의미의 '자살'(Selbstmord)이란 말을 '자유죽음'(Freitod)으로 대체하자고 말한다.

자유의지에 따른 선택의 문제로 자살 문제를 바라보자는 취지다.

책은 '죽음은 자연스러운가?', '자연사란 무엇인가?', '인간은 존엄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살아야만 하는가?' 등 철학적 화두를 던진다.

책은 출간 당시부터 자살을 옹호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저자는 그런 비판을 단호히 거부한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많은 대목에서 내가 자유죽음을 옹호하는 변론을 쓴 것은 아닐까 하는 오해가 생겨날 수 있다"며 "단호히 말해두지만 (그런 지적을) 삼가기 바란다"고 강조한다.

위즈덤하우스. 284쪽. 1만8천원.
[신간] 자유죽음·구약읽기
▲ 구약읽기 = 크리스틴 헤이스 지음. 김성웅 옮김.
"역사에서 가장 경이롭고도 우연한 사실 중 하나는 후대의 유대인들이 이 다양한 자료들로 우리가 지금 구약성경이라고 부르는 선집을 만들기로 했다는 것이다.

"
구약성경은 단일한 저자가 일관된 형식으로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쓴 책이 아니다.

거의 1천 년의 긴 시간 동안 여러 사람이 기록하고 편집한 문집 또는 선집에 가깝다.

장르도 다양하다.

역사를 기록한 글도 있고, 법률 문서도 있다.

제사와 의식에 관한 글, 예언자의 메시지, 서정적인 시도 수록됐다.

저자들은 이런 다양한 목소리를 책에 담았다.

상충하는 내용을 애써 조정하지도 않았다.

이 때문에 구약성경 24권 전체 내용을 논리적으로 파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미국 예일대 종교학과 크리스틴 헤이스 교수가 구약성경의 해설자로 나섰다.

그는 구약 안에 뒤섞인 다양한 요소들을 하나하나 분석해 쉽게 전달한다.

예일대의 명강의를 일반에 공개하는 '오픈예일코스' 강좌를 엮은 책.
문학동네. 656쪽. 2만9천원.
[신간] 자유죽음·구약읽기
▲ 머나먼 섬들의 지도 = 유디트 샬란스키 지음. 권상희 옮김.
소녀는 지도책과 함께 자랐다.

하지만 자신이 사는 나라를 떠나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는 세계를 동경했고, 지도책은 그런 그의 마음에 꿈을 심어주었다.

독일의 유명 작가이자 북디자이너로 성장한 이 소녀가 세계에서 가장 외딴곳에 있는 55개 섬들의 지도와 그곳 이야기를 담담히 소개한다.

아름다운 문장과 지도를 번갈아 볼 수 있는 묘미가 있는 책이다.

마치 여러 편의 초단편 소설을 모아 놓은 듯한데, 각각의 스토리는 흡입력이 상당하다.

책은 2009년 출간된 초판(한국 2018년 출간)에 새로운 머리말과 5개 섬을 추가하고 2개 섬의 내용을 고쳐 쓴 개정판이다.

출간 당시 독일 부흐쿤스트재단이 꼽은 2009년 '가장 아름다운 독일 책'에 선정된 바 있다.

눌와. 164쪽. 2만2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