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확대회담장에서 악수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확대회담장에서 악수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28일 첫 정상회담을 하고 “공급망과 경제안보를 포괄해 양국 간 실질 협력을 더욱 증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특히 인도네시아 신행정수도 건설과 KF-21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에서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인니, ‘尹 인·태전략’ 핵심국으로

윤 대통령과 조코위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확대회담장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브리핑룸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공동합의문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인도네시아가 한국의 아세안 외교 핵심 국가임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는 아세안의 선도국이자 동남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우리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며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인도·태평양 지역 내 평화와 공동 번영이라는 목표를 공유한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은 윤 대통령이 국내에서 가진 두 번째 정상회담이자 아세안 국가와의 첫 정상회담이다. 우리 정부는 베트남 중심의 기존 신남방정책을 인도네시아를 더한 ‘투톱 체제’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연내 발표할 예정인 ‘인도·태평양 전략’에도 인도네시아가 핵심 국가로 포함될 전망이다.

양국은 전기차-배터리를 중심으로 한 ‘공급망 협력’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과 조코위 대통령은 “핵심 광물 공급망 안정화를 비롯해 양국 간 경제 안보 협력을 강화해 전기차, 배터리 같은 첨단산업 분야에서의 전략적 연대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니켈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자원 부국이다. 다수 한국 기업들도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배터리·석유화학 등의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인도네시아 브카시에서 가동되고 있는 현대자동차 생산 공장, 2023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건립 중인 LG에너지솔루션의 카라왕 배터리셀 공장 등이 대표적이다.

양국은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의 틀 내에서 긴밀한 협력도 약속했다. 14개 국가가 IPEF에서 저마다 자신에게 유리한 무역 규칙을 설정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양국의 공통 관심사를 찾아 협력하겠다는 것이다.

신행정수도 건설 참여 기회 열려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리 기업의 인도네시아 신행정수도 건설 참여 기회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과 조코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 이어 수도 이전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 서명식을 했다. 국토교통부와 인도네시아 공공사업주택부는 ‘수도이전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MOU를 맺었다. 인도네시아가 2024년 1단계 이전을 목표로 하는 신행정수도 누산타라 건설과 관련해 도시개발 및 도시계획, 공공사업 등에서 협력하는 게 골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인도네시아 투자부는 그린에너지 분야에서 온실가스 감축과 제거를 위한 정책을 공유하고 기술개발에 협력한다는 내용의 MOU를 맺었다. 해양수산부와 인도네시아 해양투자조정부는 항만, 물류 등 분야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양국 정상은 KF-21 공동개발 사업을 비롯한 방산 협력도 적극 추진한다. 양국 정부가 공동 개발하기로 했으나 인도네시아 정부가 개발비 8000억원가량을 미납한 문제에 대해서는 실무진 간 협의를 지속하기로 뜻을 모았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