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맨해튼 17평 아파트 월세 600만원, 한국은?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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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금리인상에 월세도 상승 추세
월세급등, 서민들의 주거 안정 위협
한국도 '전세의 월세화' 가속
금리인상에 월세도 상승 추세
월세급등, 서민들의 주거 안정 위협
한국도 '전세의 월세화' 가속
뉴욕 맨해튼 허드슨강 인근 고층아파트, 약 17평 남짓한 아파트의 월세는 600만원(4550달러)에 매물이 나와 있습니다. 특별한 아파트냐구요. 아닙니다. 미국 임대 부동산정보업체인 점퍼(Zumper)닷컴에 의하면 뉴욕 맨해튼의 방 1개 아파트 월세 중간값(median price) 추이를 살펴보면 7월10일 현재 4195달러에 달합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42%나 올랐습니다. 방 2개 아파트의 경우 월세 중간값은 5250달러나 됩니다. 평균적인 맨해튼의 집값은 저렴한 할렘을 포함하고 있기에 주거선호지역의 경우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의 월세 상승은 팬데믹의 전후의 인플레이션과 연관이 깊습니다. 미 중앙은행의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급하게 올리는 상황 또한 여기에 영향을 미치는 중입니다. 월세는 금리와 연동이 되어 결정되는데 기준금리가 급하게 올라가는 바람에 월세도 폭등하게 됐습니다. 여기에 더해 주택수요자들 또한 매입을 포기하고 월세 대열에 합류한 점 또한 월세 수요를 증가시켰습니다. 관리비용 또한 심각합니다. 41년 만에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관리비용이 올라 월세 인상이 불가피해지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월세 상승은 인플레이션 완화를 가로막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월세 관련 비용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onsumer Price Index)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훌쩍 넘는다고 합니다. 따라서 월세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금리가 올라 월세가 오르고, 월세가 올라 물가가 오르면서 이를 막기 위해 다시 금리를 올리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소비자물가지수를 계산하는 데 사용되는 데이터들은 대략 6~12개월 가량 지연되어 반영되는 점을 고려한다면 당분간 이런 악순환이 계속될 우려가 큽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작년 1월 113만 원이었던 서울의 평균 아파트 월세가격은 올해 6월 125.8만 원으로 11.3%나 올랐습니다. 강남과 강북으로 나눠보면 강남(6.2%)에 비해 강북지역의 상승률이 19.5%로 월등히 많이 올랐습니다. 도봉구의 경우는 폭등 수준입니다. 같은 기간 월세는 41.2만 원에서 88.8만 원으로 무려 115.5%나 올랐습니다. 월세가격 상승의 피해가 주거선호지역에 거주하는 세입자들에 비해 그렇지 않은 지역의 세입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전세의 월세화는 이제 대세가 되었습니다. 임대차법 시행 2년을 앞두고 있지만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면서 전세 안정, 월세 폭등은 이제 현실이 되었습니다. 주택임대차거래 중 월세 거래의 비중은 올해 5월 60%에 육박합니다. 올해 1월과 비교해도 무려 13.92%나 급증했습니다.
OECD 자료에 의하면 2019년 기준 한국의 가처분 소득 대비 임대료는 평균 10.0%에 그쳤습니다. 반면 미국은 18.2%, 영국은 21.0%, 일본도 18.9%나 됩니다. 전 세계 유일의 전세제도가 유지되면서 저렴한 월세는 이제 과거의 일이 되고 있습니다.
전세제도가 없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월세가 일반화된 임대차계약 방식입니다. 하지만 팬데믹과 금리상승에 따른 급등한 월세가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에서는 캠핑카 등 이동식 주택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프랑스에서는 ‘하녀방’이라고 이야기하는 다락방이 젊은이들의 주요 주거수단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일본 도쿄에서는 비싼 월세로 인해 호텔 장기숙박이 또 다른 대안으로 각광받는다고 합니다. 전 세계 월세 폭등에 한국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그동안 전세제도로 인해 주거비 부담이 극히 적었던 한국은 전 세계의 월세 폭등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월세 시대의 도래와 함께 엄청나게 오른 월세까지 함께 부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새롭게 형성되는 월세 시대에 가장 고통받을 대상은 무주택자들일 겁니다. 상생임대인제도와 월세 세액공제 확대 등 새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폭등하는 월세시대 얼마나 서민들의 주거 안정에 도움이 될지 의문입니다. 조금 더 촘촘하고 체계적인 보완책이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최근의 월세 상승은 팬데믹의 전후의 인플레이션과 연관이 깊습니다. 미 중앙은행의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급하게 올리는 상황 또한 여기에 영향을 미치는 중입니다. 월세는 금리와 연동이 되어 결정되는데 기준금리가 급하게 올라가는 바람에 월세도 폭등하게 됐습니다. 여기에 더해 주택수요자들 또한 매입을 포기하고 월세 대열에 합류한 점 또한 월세 수요를 증가시켰습니다. 관리비용 또한 심각합니다. 41년 만에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관리비용이 올라 월세 인상이 불가피해지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월세 상승은 인플레이션 완화를 가로막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월세 관련 비용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onsumer Price Index)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훌쩍 넘는다고 합니다. 따라서 월세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금리가 올라 월세가 오르고, 월세가 올라 물가가 오르면서 이를 막기 위해 다시 금리를 올리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소비자물가지수를 계산하는 데 사용되는 데이터들은 대략 6~12개월 가량 지연되어 반영되는 점을 고려한다면 당분간 이런 악순환이 계속될 우려가 큽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작년 1월 113만 원이었던 서울의 평균 아파트 월세가격은 올해 6월 125.8만 원으로 11.3%나 올랐습니다. 강남과 강북으로 나눠보면 강남(6.2%)에 비해 강북지역의 상승률이 19.5%로 월등히 많이 올랐습니다. 도봉구의 경우는 폭등 수준입니다. 같은 기간 월세는 41.2만 원에서 88.8만 원으로 무려 115.5%나 올랐습니다. 월세가격 상승의 피해가 주거선호지역에 거주하는 세입자들에 비해 그렇지 않은 지역의 세입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전세의 월세화는 이제 대세가 되었습니다. 임대차법 시행 2년을 앞두고 있지만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면서 전세 안정, 월세 폭등은 이제 현실이 되었습니다. 주택임대차거래 중 월세 거래의 비중은 올해 5월 60%에 육박합니다. 올해 1월과 비교해도 무려 13.92%나 급증했습니다.
OECD 자료에 의하면 2019년 기준 한국의 가처분 소득 대비 임대료는 평균 10.0%에 그쳤습니다. 반면 미국은 18.2%, 영국은 21.0%, 일본도 18.9%나 됩니다. 전 세계 유일의 전세제도가 유지되면서 저렴한 월세는 이제 과거의 일이 되고 있습니다.
전세제도가 없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월세가 일반화된 임대차계약 방식입니다. 하지만 팬데믹과 금리상승에 따른 급등한 월세가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에서는 캠핑카 등 이동식 주택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프랑스에서는 ‘하녀방’이라고 이야기하는 다락방이 젊은이들의 주요 주거수단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일본 도쿄에서는 비싼 월세로 인해 호텔 장기숙박이 또 다른 대안으로 각광받는다고 합니다. 전 세계 월세 폭등에 한국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그동안 전세제도로 인해 주거비 부담이 극히 적었던 한국은 전 세계의 월세 폭등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월세 시대의 도래와 함께 엄청나게 오른 월세까지 함께 부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새롭게 형성되는 월세 시대에 가장 고통받을 대상은 무주택자들일 겁니다. 상생임대인제도와 월세 세액공제 확대 등 새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폭등하는 월세시대 얼마나 서민들의 주거 안정에 도움이 될지 의문입니다. 조금 더 촘촘하고 체계적인 보완책이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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