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국제업무지구 조감도. 사진=서울시
용산국제업무지구 조감도. 사진=서울시
최근 서울시에서 용산정비창 부지를 '초고층 국제업무지구'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를 조성하고, 그 한복판에 123층 잠실롯데월드타워보다 높은 초고층 건물도 만들어 서울의 랜드마크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인천 송도에서도 2007년 추진됐던 151층 인천타워가 최근 다시 추진되고 있다고 합니다. 사업자 선정 이후 103층이 제안됐지만, 인천시와 송도 주민들의 요구에 8월 중 재검토해 확정하겠다고 하네요. 서울 마포구 상암동 DMC 랜드마크 부지도 초고층 건물 건립을 두고 찬반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100층 이상 되는 초고층 건물은 왜 필요할까요.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 대만 '타이베이 101타워',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KLCC 타워' 등을 살펴봐야 합니다. 이들 초고층 건물은 도시의 랜드마크를 만들어 대규모 중국·일본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했습니다.

유럽의 경우에는 '빌바오 구겐하임'과 같은 미술관이나 역사적인 건축물이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에 비해 역사적 건축물이나 자연경관이 부족했던 미국에서는 뉴욕 맨해튼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시카고의 '존 핸콕 타워' 등 초고층 건물로 도시의 랜드마크를 만들었고, 그 효과가 입증되니 아시아나 중동의 도시들이 따라 추진하게 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초고층 건물이 우후죽순 건설되니 이제는 세계 최고층인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에만 전 세계 관광객이 몰리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부자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되었습니다. 세계 최고를 가장 좋아하기 때문이죠.
부르즈 할리파 모습(왼쪽)과 킹덤 타워 조감도. 사진=삼성물산, 스카이스크래퍼센터
부르즈 할리파 모습(왼쪽)과 킹덤 타워 조감도. 사진=삼성물산, 스카이스크래퍼센터
다시 한국의 상황을 살펴보면 2019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약 1770만명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중국인이 602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인이 약 300만명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한데 일본인들은 내수 관광 비율이 높고 한국을 찾는 경우에도 K팝 등 한류 때문이기에 이런 랜드마크에는 관심이 많지 않습니다.

이에 비해 중국인은 백만장자도 많고 대부분 싱가포르나 두바이 등을 방문한다고 합니다. 결국 랜드마크를 세운다면 중국의 부자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서울 용산이나 인천 송도에 랜드마크가 될 초고층 건물을 짓는다면 중국의 부자 관광객을 효과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 세계 최고층 건물이 되어야겠죠.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828m)나 현재 공사 중인 사우디 제다의 킹덤타워(1001m)를 설계한 미국 ASGG사의 아드리안 스미스에 따르면 서울이나 인천에서는 1050m 넘는 초고층 건물을 쉽게 지을 수 있다고 합니다. 사막에서도 1000m 초고층 건물을 짓는 데 문제 될 것 없다는 것이죠.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주거 비율이 30% 이상 포함되면 큰 문제가 없고, 외국인 장기거류자를 위한 '생활형숙박시설'이 20% 정도 추가된다면 국내 모든 투자자가 서로 경쟁하면서 참여할 수 있을 겁니다. 자산 전체를 국민연금이나 서울투자운용, 인천도시공사 리츠 AMC 등이 참여하는 리츠가 소유·운영하는 형태로 추진하면 랜드마크의 혜택을 전 국민이 골고루 나눌 수도 있습니다.

서울이나 인천에 세계 최고층 호텔과 최고층 전망대가 있다면 중국은 물론 아시아 신흥 재벌, 중동이나 북미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올 것입니다. 세계적인 랜드마크 조성은 우리의 미래세대가 유럽과 같이 관광 수입에 의한 경제적 혜택을 누리게 만들 방법입니다. 국가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되겠죠. 생각을 바꾸면 미래가 보이는 법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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