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GLP-1 기반 NASH 치료제 개발 중단… 국내 개발사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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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원의 바이오톡(talk)]한미약품·유한양행 등
화이자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개발에 또 한번 실패했다.
화이자는 28일(현지시간) 발표한 2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GLP-1’ 기반의 NASH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의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PF-06882961’은 23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해 올 1월 종료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회사가 개발을 중단한 NASH 치료제는 이번이 네 번째다. 지난해 케토헥소카이네이즈(KHK) 저해제인 ‘PF-06835919’의 개발을 중단했고, 2020년에는 ‘ACC(Aceyly-CoA Carboxylase)’ 저해제인 ‘클레사코스타트(PF-05221304)’와 ‘DGAT2’ 억제제인 ‘에르보가스타트’의 단독 임상을 중단했다.
화이자가 NASH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지난 5월 클레사코스타트와 에르보가스타트 병용요법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속심사(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았다. ACC와 DGAT2는 지방 합성에 관여하는 효소로, 지방 합성 과정을 억제해 지방간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이 외에도 화이자는 지난 6월 NASH 치료제를 개발하는 아케로 테라퓨틱스에 2500만달러의 지분 투자를 했다. 아케로는 현재 NASH 치료제의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화이자의 투자금 역시 임상에 사용할 예정이다.
NASH는 간의 지방 축적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대부분의 간질환은 과도한 음주에 의해 발생하지만 NASH는 음주와 관계없이 서구화된 식습관 등에 의해 발병한다. 지방이 쌓이며 점점 간이 굳어지고 기능이 떨어져, 간섬유증과 간경변을 초래하게 된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고 혈당이 높은 비만 및 당뇨병 환자에게서 발병 확률이 높다.
하지만 워낙 다양한 복합적 원인이 있어 아직 치료제가 개발되지 못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세계 NASH 시장 규모를 20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을 중단한 PF-06882961은 GLP-1 유사체다. GLP-1은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는 호르몬으로, 장에 영양분이 들어오거나 혈당 농도가 높아지면 분비된다.
때문에 GLP-1 유사체는 당뇨병 및 비만 치료제 등으로도 많이 개발됐다. 노보노디스크의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 등이 대표적인 GLP-1 기반 당뇨 치료제다.
당뇨병 환자에서 NASH가 많이 발병하고, 인슐린 저항성이 높으면 지방간 생성이 가속화되기 때문에 GLP-1 유사체는 NASH의 유력한 치료 후보물질이다.
GLP-1 약물의 강자인 노보노디스크는 NASH 환자를 대상으로 세마글루타이드의 임상 2상을 진행해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GLP-1 기반 NASH 치료제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2019년 유한양행은 베링거인겔하임에 NASH 차료 후보물질을 1조원대에 기술수출했다. GLP-1과 당 대사에 관여하는 ‘FGF21’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작용제다.
이듬해에는 한미약품이 미국 머크(MSD)에 같은 규모로 NASH 치료제 ‘랩스GLP글루카곤 듀얼 아고니스트’(HM12525A)를 기술수출했다. GLP-1과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 이중작용제다. 오는 10월 임상 2a상의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이 외에도 GLP-1 ’GCG’ ’GIP’ 등 세 개의 표적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삼중작용제 ‘HM15211’도 개발 중이다. 2020년 글로벌 임상 2상을 시작해 2024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오는 9월 첫 환자에 대한 데이터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과 디앤디파마텍도 GLP-1 기반의 NASH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빅파마인 화이자의 GLP-1 기반 NASH 치료제 개발 중단이 국내외 제약사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국내 바이오 애널리스트는 "빅파마가 개발을 포기했다는 것은 시장에 좋은 신호는 아니다"며 "GLP-1 유사체로 개발 중인 제약사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약물은 대부분 GLP-1 외에도 다른 표적을 동시에 활성화시키는 이중·삼중 작용제이기 때문에 임상 결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
화이자는 28일(현지시간) 발표한 2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GLP-1’ 기반의 NASH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의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PF-06882961’은 23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해 올 1월 종료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회사가 개발을 중단한 NASH 치료제는 이번이 네 번째다. 지난해 케토헥소카이네이즈(KHK) 저해제인 ‘PF-06835919’의 개발을 중단했고, 2020년에는 ‘ACC(Aceyly-CoA Carboxylase)’ 저해제인 ‘클레사코스타트(PF-05221304)’와 ‘DGAT2’ 억제제인 ‘에르보가스타트’의 단독 임상을 중단했다.
화이자가 NASH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지난 5월 클레사코스타트와 에르보가스타트 병용요법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속심사(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았다. ACC와 DGAT2는 지방 합성에 관여하는 효소로, 지방 합성 과정을 억제해 지방간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이 외에도 화이자는 지난 6월 NASH 치료제를 개발하는 아케로 테라퓨틱스에 2500만달러의 지분 투자를 했다. 아케로는 현재 NASH 치료제의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화이자의 투자금 역시 임상에 사용할 예정이다.
NASH는 간의 지방 축적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대부분의 간질환은 과도한 음주에 의해 발생하지만 NASH는 음주와 관계없이 서구화된 식습관 등에 의해 발병한다. 지방이 쌓이며 점점 간이 굳어지고 기능이 떨어져, 간섬유증과 간경변을 초래하게 된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고 혈당이 높은 비만 및 당뇨병 환자에게서 발병 확률이 높다.
하지만 워낙 다양한 복합적 원인이 있어 아직 치료제가 개발되지 못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세계 NASH 시장 규모를 20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을 중단한 PF-06882961은 GLP-1 유사체다. GLP-1은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는 호르몬으로, 장에 영양분이 들어오거나 혈당 농도가 높아지면 분비된다.
때문에 GLP-1 유사체는 당뇨병 및 비만 치료제 등으로도 많이 개발됐다. 노보노디스크의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 등이 대표적인 GLP-1 기반 당뇨 치료제다.
당뇨병 환자에서 NASH가 많이 발병하고, 인슐린 저항성이 높으면 지방간 생성이 가속화되기 때문에 GLP-1 유사체는 NASH의 유력한 치료 후보물질이다.
GLP-1 약물의 강자인 노보노디스크는 NASH 환자를 대상으로 세마글루타이드의 임상 2상을 진행해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GLP-1 기반 NASH 치료제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2019년 유한양행은 베링거인겔하임에 NASH 차료 후보물질을 1조원대에 기술수출했다. GLP-1과 당 대사에 관여하는 ‘FGF21’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작용제다.
이듬해에는 한미약품이 미국 머크(MSD)에 같은 규모로 NASH 치료제 ‘랩스GLP글루카곤 듀얼 아고니스트’(HM12525A)를 기술수출했다. GLP-1과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 이중작용제다. 오는 10월 임상 2a상의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이 외에도 GLP-1 ’GCG’ ’GIP’ 등 세 개의 표적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삼중작용제 ‘HM15211’도 개발 중이다. 2020년 글로벌 임상 2상을 시작해 2024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오는 9월 첫 환자에 대한 데이터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과 디앤디파마텍도 GLP-1 기반의 NASH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빅파마인 화이자의 GLP-1 기반 NASH 치료제 개발 중단이 국내외 제약사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국내 바이오 애널리스트는 "빅파마가 개발을 포기했다는 것은 시장에 좋은 신호는 아니다"며 "GLP-1 유사체로 개발 중인 제약사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약물은 대부분 GLP-1 외에도 다른 표적을 동시에 활성화시키는 이중·삼중 작용제이기 때문에 임상 결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