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 수출 둔화 흐름이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기둔화가 초래됨에 따라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BOK이슈노트 '글로벌 경기둔화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주요국 금리인상 가속화로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기둔화가 초래됨에 따라 향후 수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것"이라고 짚었다. 국내 수출은 기조적으로 글로벌 경기와의 동행성이 크다. 또 수출 경기는 글로벌 경기간 순환변동치가 매우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상관관계도 높은 편이다.

최근 국내 수출은 대외여건 악화로 완만하게 둔화되고 있다. 일평균 수출금액은 올해 1분기 26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2% 증가했지만, 2분기엔 25억9000만달러로 13.8% 증가에 그쳤다. 수출단가는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높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수출물량은 증가율이 낮아지고 있어서다.

한은은 "과거 미국 통화정책 긴축전환기에도 수출 부진이 뚜렷했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금융위기 이후 재정여력이 제약된 데다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면서 각국 수입수요가 둔화되고, 신흥국을 중심으로 자본유출·경기위축이 발생한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우리 수출과 글로벌 요인. (사진 = 한국은행)
우리 수출과 글로벌 요인. (사진 = 한국은행)
또 IT 경기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수출 둔화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과거 신제품·기술발전 등에 따른 IT 호황기엔 우리 수출이 글로벌 경기상황에 비해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기업·소비자간거래(B2C) 부문은 중국 봉쇄조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심화 등으로 스마트폰과 PC 등 소비자 IT기기에 대한 수요가 부진하다. 반면 기업간 거래(B2B)의 경우 경기요인에 따른 투자·재고 수요는 부정적 영향을 받겠지만, 디지털 전환에 따른 기조적인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추가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전쟁으로 에너지난 가중에 따른 생산차질 및 소비위축 등으로 글로벌 수입수요가 더욱 약화될 수 있다. 미중관계 전개에 따라 중국의 우리 경제에 대한 수출입 규제 가능성은 하방리스크로, 상호관세 인하 등 미중간 협조 가능성은 상방 리스크로 존재하지만 하방리스크 파급 효과가 더 우세한 상황이다.

다만 IT 수요 확대 등으로 급격한 수출 부진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주욱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 과장은 "전자 수요와 관련해선 B2C가 둔화되겠지만 이를 B2B가 제한하는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팬데믹으로 기업들이 향후 경영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업무 환경을 구축했고, 출근과 재택근무가 공존하는 형태로 이 부분에 대한 서버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