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영 소설가.
박상영 소설가.
'타고난 이야기꾼'. 소설가 박상영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다. 발랄한 문장과 그렇지 않은 문제 의식. 그는 <대도시의 사랑법>으로 올해 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 후보에 오르며 그의 이야기가 국경을 초월해 매혹적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런 그를 독자로서 사로잡은 이야기는 어떤 책일까. <믿음에 대하여> 출간을 계기로 만난 소설가 박상영에게 '최근 인상 깊게 읽은 책' 추천을 부탁했다.
'부커상 후보' 소설가 박상영의 추천 책은 [작가의 책갈피]
박 작가가 고른 책은 <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 (김지우 지음, 휴머니스트).

2017년부터 '굴러라 구르님'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김지우의 첫 산문집이다. 유튜버이자 20대 여성, 휠체어 탄 뇌병변장애인, 대학생으로 살아가는 저자의 삶이 담겼다.

박 작가는 "저자의 유튜브 채널도 구독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글을 너무 잘 쓴다"며 "장애인으로서 사는 삶에 대해 재밌게 썼다는 점이, 사유와 통찰이 녹여져 있는데 재밌다는 점이 놀랍다"고 했다.

그는 "휠체어를 아름답게 꾸미는 '휠꾸 프로젝트' 등 일반적으로 재현되던 장애인의 이미지를 전복시키는 활동을 인상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책은 '정상'과 '비정상'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근사한 농담처럼 건넨다는 점에서 박 작가의 소설과도 통하는 점이 있다.

이길보라 영화감독·작가는 이 책의 추천사를 통해 "이 책은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틈새를 유쾌하고 발칙하고 근사하게 가로지른다"며 "비장애인 중심 사회에서 휠체어를 탄 여성으로 살아가는 작가의 이야기는 정확하게 한국 사회의 단면을 짚어낸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