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1.5조 굴릴 곳 정해졌다…삼성운용·NH증권 OCIO 선정
이례적으로 많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몰려 흥행을 거뒀던 '강원랜드 여유자금 주간운용사 선정' 경쟁의 승자가 가려졌다. 운용사 부문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이, 증권사 부문에선 NH투자증권이 최종 낙점됐다.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업계에선 선정 결과도 과정 만큼 이변이라는 평이 나온다.

29일 한경닷컴 취재에 따르면 전일 강원랜드는 기업 8곳을 대상으로 2차 정성평가를 진행, 자사 여유자금을 운용할 우선협상기관으로 삼성자산운용과 NH투자증권을 결정했다. 각사 통보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프레젠테이션(PT) 발표로 실시된 이번 2차 정성평가에 참여한 기업은 총 8곳이다. 운용사 4곳(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신한자산운용·스팍스자산운용)과 증권사 4곳(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이다. 이들 기업은 당초 강원랜드 주간운용사 선정에 응찰했던 15곳 가운데 1차 정량평가를 통과한 곳들이다.

이번 선정으로 삼성자산운용은 한시름 놓게 됐다. 상장지수펀드(ETF)와 OCIO 등 운용 업계 먹거리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상대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을 꺾고 자존심을 지켰기 때문이다. 그간 시장에서 OCIO 인력을 꾸준히 보강하고 부분 승진까지 단행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우위를 점쳐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변 수준의 결과다. 자산운용과 증권 등 두 부문에서 출사표를 냈던 미래에셋은 빈손으로 입찰을 끝냈다.

증권사 부문에선 시장 관측대로 NH투자증권이 최종 선정됐다. NH투자증권은 앞선 4월 20조원 규모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 운용기관에 선정된 데 이어 5월에는 2300억원 규모 사랑의 열매(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전담 운용사로도 낙점됐다.

앞서 지난달 말 강원랜드는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유휴자금 운용 주간운용사 선정에 대한 공고를 냈다. 공고일 기준 일임계약 자산총액이 2000억원을 넘는 증권사와 수탁총액(펀드·투자일임)이 5000억원 이상인 자산운용사가 대상이었다. 투자가능 자산군은 국내외 주식·채권(파생)과 대체투자형 금융상품 등으로 요구 수익률은 연 4.7%로 내세웠다.

운용액은 약 1조5000억원이다. 강원랜드 자체 추산에 따르면 회사 여유자금은 올 5월 기준 2조910억원이다. 이 중 6000억원가량은 강원랜드가 내부에서 직접 운용하고 나머지 자금을 밑기는 것이다.

강원랜드는 2016년 11월부터 해마다 상반기와 하반기를 나눠 위탁 운용기관을 선정, 수천억원씩을 배분해 왔다. 하지만 이번부터는 여유자금을 한 데 모아 조 단위로 운용하게끔 전략을 바꾸면서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