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에 루이비통까지 오른다고?…명품업체들 핑계 들어보니 [안혜원의 명품의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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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원의 명품의세계] 8회
하반기 명품 가격 인상기 온다
디올·프라다 가격 최대 10% 올려
샤넬·루이비통 등도 인상 예정
원자재·물류 비용 늘고
유로화 약세도 인상요인
다만 소비자 반응은 부정적
리셀가 떨어지고 오픈런 사라져
하반기 명품 가격 인상기 온다
디올·프라다 가격 최대 10% 올려
샤넬·루이비통 등도 인상 예정
원자재·물류 비용 늘고
유로화 약세도 인상요인
다만 소비자 반응은 부정적
리셀가 떨어지고 오픈런 사라져
해외 명품의 국내 가격이 올 하반기에도 크게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이달에 들어서면서 몇몇 명품업체들은 이미 값을 올리거나 인상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명품업체들은 원자재 가격이 대폭 오른 데다 유로화 약세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서 불가피하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선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 주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부터 지나치게 당겨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달엔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이 가격 인상에 나섰습니다. 대표 제품인 레이디백, 카로백, 바비백이 10%나 올랐습니다. 디올은 올해 1월 가격 인상에 이어 반년 만에 추가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같은 달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인 프라다도 일부 제품 가격을 5~10% 인상했습니다. 올해 들어 벌써 네 번째입니다.
명품 주얼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올 초에 인상을 단행했던 예거 르쿨트르는 6월부터 주요 제품 판매가격을 3~4% 인상했습니다. 랑데부 클래식의 경우 900만원 후반에서 1020만원으로 올랐습니다. 명품 시계 3대장으로 불리는 ‘롤오까(롤렉스·오메가·까르띠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메가는 지난 3월 대표 제품 중 하나인 문워치를 20만원가량 올린 데 이어 지난달 금시계 전 기종 가격을 3%가량 인상했습니다. 하반기 중 인상을 예고한 명품 브랜드들이 많습니다. 에트로는 다음달 2일 가격 인상을 앞두고 일부 VIP에게만 개별 연락해 소식을 전했습니다. 루이비통도 하반기 인상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에르메스·샤넬·구찌 등 대다수 유럽 기반 명품 브랜드들은 유로화 가치가 하락하며 악화된 수익성을 가격 인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을 검토 중입니다.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폭발로 촉발된 명품 가격 인플레이션이 하반기에는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코로나19 이후 명품 업체들의 가격 인상은 유례없이 잦아졌습니다. 과거 1년에 1~2차례 인상을 했던 것과 달리 가격인상 횟수가 4~5차례로 많아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오픈런’의 원조인 샤넬은 코로나19가 유행한 지난 2년간 9차례나 가격을 올렸으며 루이비통도 코로나19 이후 총 8차례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프라다·디올 등도 비슷한 수준입니다.
명품업체들이 가격을 올리는 이유는 ‘비쌀수록 잘 팔린다’는 역설에 있습니다. ‘갖기 어려울수록 더 갖고 싶은’ 심리를 이용합니다. 특히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명품 수요가 크게 늘자 가격 인상이 쉬워졌습니다. 가격을 올려도 수요가 줄지 않아 가격을 인상할수록 이익이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유로화 약세와 원자재 상승 등 원인도 더해졌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유로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결과입니다. 앞서 필리프 블론디오 샤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유로화 약세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다음달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유럽 정세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만큼 유로화 약세도 지속될 수밖에 없어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명품 가격 인상이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다만 국내 명품 수요 성장은 예전같지 않다는 게 업계 평가입니다.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 풍토병화)으로 해외여행이 본격 가시화하면서 소비가 분산되는 모양새입니다. 2년여간 반복된 인상과 그에 따른 오픈런 현상이 소비자들의 피로감을 키웠습니다. 큰 돈을 쓰면서도 오픈런에 불친절한 서비스까지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되레 명품 가치를 추락시켰다는 것입니다.
한 명품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주요 명품들의 리셀가가 하락하고 매장을 찾는 고객이 예년보다 눈에 띄게 주는 등 시장이 지난 2년만큼의 성장률을 유지하긴 힘들 것으로 판단하는 시각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주요 백화점의 명품 매장들은 인상 소식에도 불구하고 대기 행렬이 길지 않습니다. 가장 오픈런 현상이 강했던 샤넬 마저 방문 1시간 내로 어렵지 않게 입장하는 분위기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인상을 했다가도 고객 반발에 부딪혀 다시 가격을 내리는 브랜드도 나왔습니다. 이달 초 프라다는 가격을 크게 올린 후 몇몇 제품 가격을 다시 인하했습니다. ‘바이커백’이라 불리는 ‘리나일론 및 사피아노 가죽 숄더백은 미디움 사이즈는 237만원으로 인상됐다가 직전 가격인 221만원으로 다시 인하됐습니다. ’테수토 호보백‘으로 불리는 ’프라다 리에디션 사피아노 가죽 트리밍 리나일론 숄더백‘도 224만원으로 올랐지만 216만원으로 조정됐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칫 인상을 했다가 판매량이 떨어지거나 소비자들 사이에서 부정적 기류가 감지되니 가격 조정에 앞서 반응을 살피는 브랜드들이 많다”며 “운송비·물류비 증가와 환율 하락에 따른 가격 인상 압박 등에도 샤넬 등 주요 브랜드들이 예년과 달리 인상 시점을 고민하는 모양새가 이 같은 분위기를 보여준다. 명품 브랜드들이 소비자들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한 셈”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31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달엔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이 가격 인상에 나섰습니다. 대표 제품인 레이디백, 카로백, 바비백이 10%나 올랐습니다. 디올은 올해 1월 가격 인상에 이어 반년 만에 추가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같은 달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인 프라다도 일부 제품 가격을 5~10% 인상했습니다. 올해 들어 벌써 네 번째입니다.
명품 주얼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올 초에 인상을 단행했던 예거 르쿨트르는 6월부터 주요 제품 판매가격을 3~4% 인상했습니다. 랑데부 클래식의 경우 900만원 후반에서 1020만원으로 올랐습니다. 명품 시계 3대장으로 불리는 ‘롤오까(롤렉스·오메가·까르띠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메가는 지난 3월 대표 제품 중 하나인 문워치를 20만원가량 올린 데 이어 지난달 금시계 전 기종 가격을 3%가량 인상했습니다. 하반기 중 인상을 예고한 명품 브랜드들이 많습니다. 에트로는 다음달 2일 가격 인상을 앞두고 일부 VIP에게만 개별 연락해 소식을 전했습니다. 루이비통도 하반기 인상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에르메스·샤넬·구찌 등 대다수 유럽 기반 명품 브랜드들은 유로화 가치가 하락하며 악화된 수익성을 가격 인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을 검토 중입니다.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폭발로 촉발된 명품 가격 인플레이션이 하반기에는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코로나19 이후 명품 업체들의 가격 인상은 유례없이 잦아졌습니다. 과거 1년에 1~2차례 인상을 했던 것과 달리 가격인상 횟수가 4~5차례로 많아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오픈런’의 원조인 샤넬은 코로나19가 유행한 지난 2년간 9차례나 가격을 올렸으며 루이비통도 코로나19 이후 총 8차례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프라다·디올 등도 비슷한 수준입니다.
명품업체들이 가격을 올리는 이유는 ‘비쌀수록 잘 팔린다’는 역설에 있습니다. ‘갖기 어려울수록 더 갖고 싶은’ 심리를 이용합니다. 특히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명품 수요가 크게 늘자 가격 인상이 쉬워졌습니다. 가격을 올려도 수요가 줄지 않아 가격을 인상할수록 이익이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유로화 약세와 원자재 상승 등 원인도 더해졌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유로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결과입니다. 앞서 필리프 블론디오 샤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유로화 약세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다음달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유럽 정세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만큼 유로화 약세도 지속될 수밖에 없어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명품 가격 인상이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다만 국내 명품 수요 성장은 예전같지 않다는 게 업계 평가입니다.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 풍토병화)으로 해외여행이 본격 가시화하면서 소비가 분산되는 모양새입니다. 2년여간 반복된 인상과 그에 따른 오픈런 현상이 소비자들의 피로감을 키웠습니다. 큰 돈을 쓰면서도 오픈런에 불친절한 서비스까지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되레 명품 가치를 추락시켰다는 것입니다.
한 명품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주요 명품들의 리셀가가 하락하고 매장을 찾는 고객이 예년보다 눈에 띄게 주는 등 시장이 지난 2년만큼의 성장률을 유지하긴 힘들 것으로 판단하는 시각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주요 백화점의 명품 매장들은 인상 소식에도 불구하고 대기 행렬이 길지 않습니다. 가장 오픈런 현상이 강했던 샤넬 마저 방문 1시간 내로 어렵지 않게 입장하는 분위기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인상을 했다가도 고객 반발에 부딪혀 다시 가격을 내리는 브랜드도 나왔습니다. 이달 초 프라다는 가격을 크게 올린 후 몇몇 제품 가격을 다시 인하했습니다. ‘바이커백’이라 불리는 ‘리나일론 및 사피아노 가죽 숄더백은 미디움 사이즈는 237만원으로 인상됐다가 직전 가격인 221만원으로 다시 인하됐습니다. ’테수토 호보백‘으로 불리는 ’프라다 리에디션 사피아노 가죽 트리밍 리나일론 숄더백‘도 224만원으로 올랐지만 216만원으로 조정됐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칫 인상을 했다가 판매량이 떨어지거나 소비자들 사이에서 부정적 기류가 감지되니 가격 조정에 앞서 반응을 살피는 브랜드들이 많다”며 “운송비·물류비 증가와 환율 하락에 따른 가격 인상 압박 등에도 샤넬 등 주요 브랜드들이 예년과 달리 인상 시점을 고민하는 모양새가 이 같은 분위기를 보여준다. 명품 브랜드들이 소비자들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한 셈”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