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사진=뉴스1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사진=뉴스1
'Not Impressive' '시장 컨센서스 하회 전망' '하반기 분기 감익 전망' '영업가치 소강 속 변화가 필요' '3분기도 2분기 만큼' '제한적인 증설, 이미 하향 조정된 실적 컨센서스' '어려운 환경' 등.

29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올라 있는 삼성전자 종목 리포트의 제목들이다. 삼성전자의 2분기 확정 실적이 발표된 전일부터 이틀간 증권사 18곳에서 분석 보고서를 냈다. 대부분은 3분기가 더 부진할 것인 데다 주가는 한 차례 더 조정이 올 것이란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500원(0.81%) 내린 6만1400원에 장을 마쳤다. 주가는 연초 이후 이날까지 13.89% 빠졌다. 작년 1월 기록했던 고점(9만68000원)과 비교하면 37%가량 뒤진 상태다.

답답한 주가 흐름에 개인 투자자들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투자자별 거래실적을 보면 개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식 1923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도 4607억원 순매수했는데 외국인이 6082억원 순매수하며 개인과 기관의 매도물량을 그대로 받았다.

포털 등의 삼성전자 종목 게시판을 보면 '이젠 호재가 떠도 무감각하네' '삼성전자보다 만보기 앱테크가 더 효자네' '우리나라 시총 1위 기업 주식이 이런데, 미국 장으로 옮기는 데 답인가' '어깨에서 사서 무릎에 팔게 생겼다' '호실적에도 떨어지고' '오늘도 기대했던 내가 바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본전만 오면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간다' 등 의견을 보였다.

증권가도 떠나는 개미들을 붙잡을 만한 전망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반기 실적은 더 암울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어서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77조2000억원, 영업이익 14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25%, 12.18% 증가한 수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국 봉쇄, 물가 상승(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불안 등 대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부문 호조와 환율효과 등에 힘입어 비교적 선전한 것으로 읽힌다.

하지만 하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IT 수요 부진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내년에나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시각이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와 연간 영업이익은 각각 13조4000억원, 53조1000억원으로 예상한다. 전방 수요 부진으로 관찰되고 있는 메모리 재고 부담이 연내로 소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며 판가하락이 발현되면서 하반기 전사 분기 감익 흐름이 감지된다"고 밝혔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모리 업황 반등은 내년 1분기 중으로 가능할 전망이다. 전방 재고가 모두 소진되고 가격이 충분히 하락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2분기 들어 완연한 상승 사이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도 "내년 디램 업황 개선의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보고는 있지만 주가의 기간 조정이 한차례 더 발생할 가능성은 염두에 둬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