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내총생산(GDP)이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역성장을 기록하자 ‘경기침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두 분기 연속 GDP가 감소하면 ‘기술적 경기침체’로 간주한다. 이에 따라 경기가 악화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는 강력한 노동시장을 근거로 경기침체 국면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2분기에만 10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됐고 실업률은 3.6%에 불과하다”며 “더욱 안전하게 이 전환기를 헤쳐나갈 것”이라고 했다. 미 상무부가 2분기 GDP 증가율이 -0.9%(연율 기준)로 집계됐다고 발표한 직후 낸 성명을 통해서다. 미국 GDP는 1분기에 1.6% 감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의 회복에 동력을 공급하는 제조업 투자도 강력하다”며 최근 대규모 투자를 발표한 SK그룹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경기가 둔화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경기침체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옐런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기침체는 전반적이고 광범위하게 경제활동이 약화하는 것으로 현재 일어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전날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도 “노동시장이 매우 견조한데 경기침체라고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침체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늘고 있다. 라이언 스위트 무디스애널리틱스 이코노미스트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늘어나는 등 경기가 확실히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미국의 6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세가 전년 동월보다 6.8% 올랐다. 40여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치솟았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는 전년 동월보다 4.8% 올랐다. 근원 PCE는 Fed가 통화정책에 참고하는 핵심 지표다. 근원 PCE가 2월(5.4%) 이후 3개월째 상승폭이 줄어들어 5월엔 전년 동기 대비 4.7%까지 내려앉았다가 이날 다시 소폭 상승세로 돌아섰다. 아직 인플레이션 정점 신호가 포착되지 않은 가운데 경기침체 공포도 커진 상황이어서 Fed가 오는 9월 기준금리 인상폭을 결정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