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취임 후 처음으로 20%대로 떨어졌다. 지난 5월 10일 취임한 지 약 80일 만이다. 경찰국 신설 논란과 ‘내부총질’ 문자 유출 사태 등이 국민들의 피로감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 지지율 20%대로 추락…국정동력 확보 '비상'
한국갤럽은 지난 26~28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8%,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62%로 집계됐다고 29일 발표했다.

긍정 평가는 6월 둘째주 53%를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이번주 조사에서 전주 대비 4%포인트 더 떨어지면서 처음으로 30% 선이 무너졌다. 지난주 대비 부정 평가는 2%포인트 늘었다.

취임 두 달여 만에 지지율이 20%대로 하락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직무 긍정 평가가 30%를 밑돈 시기는 임기 마지막 해인 2021년 4월 다섯째주였다.

부정 평가 요소로는 ‘인사(21%)’를 가장 많이 꼽았다. ‘경찰국 신설(4%)’과 ‘여당 내부 갈등 및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의 문자메시지 노출(3%)’ 등도 새로운 부정 평가 요소로 추가됐다.

세대별로는 20대 지지율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18~29세 지지율은 전주 대비 9%포인트 하락한 20%였다. 60대 지지율도 9%포인트 내려 40%를 기록했다. 가장 지지율이 낮은 집단은 40대로, 1%포인트 하락한 17%를 나타냈다.

여당 지지율도 동반 하락했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36%로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동률’을 기록했다. 지난주 조사 대비 국민의힘 지지율은 3%포인트 내렸고, 민주당 지지율은 3%포인트 올랐다. 윤 대통령 취임 직후(5월 둘째주)에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14%포인트 앞서기도 했다.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무선(90%)·유선(10%)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1.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은 이날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조기 레임덕’을 우려하며 국정 기조 변화를 촉구했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한 ‘내부 총질’ 문자가 국민들이 실망한 요인”이라며 “국정 기조를 변화시켜 민생경제에 집중하는 대통령이 되셔야 한다”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