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접수한 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로 건너간 최혜진(23)과 안나린(26)이 나란히 첫승 기회를 잡았다. 29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에어셔의 던도널드링크스(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트러스트골프 여자스코틀랜드오픈(총상금 200만달러)에서다.

최혜진은 1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7개, 보기 1개를 묶어 8언더파 64타를 쳤다. 리디아 고(25·뉴질랜드), 셀린 부티에(29·프랑스), 릴라 부(25·미국) 등이 포진한 공동 2위 그룹에 1타 앞선 단독 선두로 출발했다. 8언더파는 코스 레코드 타이기록이다. 지난해까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10승을 쓸어 담은 최혜진은 올해 LPGA 투어에서 신인 자격으로 뛰고 있다. 현재 신인상 포인트 843점으로, 1위인 아타야 티띠꾼(952점)에 이어 2위다. 올해 JTBC클래식에서 1승을 거둔 티띠꾼과 달리 아직 우승이 없는 최혜진은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내 격차를 좁히고 있다.

10번홀(파4)에서 출발한 최혜진은 전반에만 4개의 버디를 잡아내 일찌감치 선두권으로 치고 나갔다. 3번홀(파5)에서 이날 유일한 보기가 나왔으나 5번홀(파5)에서 이글로 만회했다. 이어 7~9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낚아챘다.

최혜진은 “샷도 퍼트도 모두 좋은 하루여서 초반부터 기회가 많았다”며 “남은 라운드에선 바람이 많이 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낮은 탄도의 샷을 잘 연습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KLPGA 투어에서 뛰다 올해 최혜진과 함께 LPGA 투어로 건너간 안나린도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안나린은 이날 버디만 6개를 쳐 5언더파 66타 공동 5위로 출발했다.

안나린은 2주 전 열린 팀 경기 다우그레이트레이크스베이인비테이셔널에서 최혜진과 함께하며 공동 6위에 올랐는데, 이번 대회에서도 나란히 상위권에 자리했다. 안나린은 올해 LPGA 투어 신인상 포인트에서 222점을 기록해 7위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27)은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 32위로 출발했다. 양희영(33) 전인지(28) 김아림(27) 이정은(26) 등도 고진영과 같은 타수를 적어내며 대회를 시작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