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견제하고 미국 반도체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법안이 미국 상원에 이어 하원에서 통과됐다.

미 하원은 28일(현지시간) ‘반도체와 과학법’을 찬성 243표, 반대 187표로 가결시켰다. 전날 상원을 통과한 이 법안은 이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서명만 남겨놓게 됐다.

이 법이 시행되면 미국 반도체산업 발전에 총 2800억달러가 지원된다. 항목별로 미국 내 반도체 시설 건립 보조금에 390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반도체산업에 직접적으로 527억달러를 투입한다. 첨단 분야 연구 증진 등에 2000억달러를 지원한다. 이 법안에는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글로벌 기업에 25%의 세액 공제를 적용하는 방안도 담겼다. 이에 따라 미국 인텔을 비롯해 텍사스에 공장을 증설키로 한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이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SK하이닉스도 수혜 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6일 바이든 대통령과의 화상 면담에서 미국에 220억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 계획을 밝혔다. 반도체 패키징 시설 등을 세우겠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다만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으면 향후 10년간 중국 등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점은 부담이다. 미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생산의 80%가량이 한국(28%)을 비롯해 대만(22%), 일본(16%), 중국(12%) 등 아시아에서 이뤄지고 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