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올해 상반기 국세수입이 218조3000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1년 전보다 36조5000억원(20.1%) 증가했다. 최근 국내 경기 하강 우려가 커졌지만 세수는 여전히 잘 걷히고 있는 것이다. 이는 법인세, 소득세 등 대부분 세금이 지난해 실적을 기반으로 징수되기 때문이다.

세목별로 보면 법인세수가 63조500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23조8000억원(60.0%) 증가했다. 지난해 기업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결과다. 소득세는 69조6000억원으로 9조3000억원(15.4%) 증가했다. 고용이 회복되면서 근로소득세와 종합소득세가 모두 늘었다.

소비와 수입이 함께 늘어나면서 부가가치세(40조2000억원)도 4조원(11.2%) 증가했다. 종합부동산세(2조원)는 1년 전보다 9000억원(78.0%) 늘었다. 지난해 세 부담이 급증함에 따라 올해까지 6개월에 걸쳐 분납을 신청한 인원이 증가한 영향이다.

다만 유류세 인하와 증시 부진 여파로 증권거래세와 교통세수는 감소했다. 증권거래세는 1조8000억원(33.1%) 감소한 3조7000억원이었다. 교통세는 6조원이 징수됐다.

지난 한 달 기준으로는 세수가 21조7000억원 걷혔다. 전년 동월 대비 1조7000억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8.5%로 연초에 비해 둔화됐다.

전문가들은 올해 세수 호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침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세목이 적기 때문이다. 문제는 내년 세수다. 올해 글로벌 원자재·에너지 가격 상승과 전기요금 정상화 등으로 인해 기업 실적이 부진할 수 있어서다. 높은 물가상승률이 누적돼 일반 국민들이 소비까지 줄인다면 부가세와 자영업자의 소득세수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