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시행 후 사표 쓴 홍콩 공무원 역대 최다

국가보안법 시행 후 사표를 쓴 홍콩 공무원의 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2022년도에 사임한 홍콩 공무원은 3천734명이며, 이는 1997년 홍콩의 주권이 중국으로 반환된 후 최대 규모라고 홍콩프리프레스(HKFP)가 홍콩 공무원사무국의 자료를 인용해 29일 전했다.

또한 이같은 사임 규모는 2020-2021년도의 1천863명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2017년 이래 매년 사임하는 공무원 수는 1천300∼1천900명 수준이었다.

이와 동시에 행정 관료 등 고위직 공무원 지원자 수는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고 HKFP는 전했다.

2017-2018년도 1만7천명이었던 행정 관료 지원자 수는 2021-2022년도에 9천700명으로 급감했다.

HKFP는 "국가보안법 시행 후 홍콩인들의 대규모 엑소더스가 벌어지고 지난해부터 공무원 대상 충성서약이 시행되고 있는 와중에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0년 6월 30일 시행된 홍콩국가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한다.

해당 법 시행 후 200여명이 국가 안보를 위협했다는 혐의로 체포돼 절반 이상이 기소됐다.

또 많은 노조와 시민 단체가 해산했다.

2019년 반정부 시위 기간에 만들어진 '새로운 공무원 노조'도 국가보안법 시행 후 자진 해산했다.

홍콩 정부는 국가보안법 시행 직후 신규 채용 공무원에 대한 충성서약을 의무화한 데 이어 지난해 1월부터는 전 공무원을 대상으로 충성서약을 받았다.

그 전까지는 고위직 공무원만 충성서약의 대상이었다.

충성서약은 홍콩 미니헌법인 기본법 준수, 홍콩특별행정구에 대한 충성, 홍콩정부에 책임을 다하고 임무에 헌신한다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당국은 충성서약을 거부할 경우 해고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현재 공무원 129명과 다른 정부 조직 직원 535명이 충성서약을 하지 않아 사임하거나 해고됐다고 HKFP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