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억' 카카오페이 직원, 알고보니 70억 '돈방석' [황정수의 테크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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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가 하락으로 공모주 투자손실 커져
오래 근무한 직원들은 스톡옵션 대박
오래 근무한 직원들은 스톡옵션 대박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에 다니는 직원들이 '우리사주'에 투자해 현재 1억원 정도의 평가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기사가 최근 많이 나왔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지난해 8월 카카오뱅크 직원들은 1인 당 최대 1만4481주를 공모가 3만9000원에 살 수 있었습니다. 현재 주가가 3만900원이니까 최대 1억1729만원(차액 8100원에 1만4481주를 곱한 수치) 정도 잃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카카오 계열사와 함께 언급된 회사가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게임 업체 크래프톤입니다. 지난해 8월 49만8000원에 상장했는데, 현재 주가가 23만3500원입니다. 상장 때 최대 269주를 배정 받은 직원은 7115만원의 평가 손실을 기록 중입니다.
쪽박 기사가 많이 나와서 정말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크래프톤 직원(임원 제외)들이 암울한 상황인지 살펴봤습니다. 공모주 투자로는 평가손실을 기록 중인 건 맞지만 '모두가 우울한 상황'은 아니더군요. '스톡옵션' 때문입니다. 임원들만큼, 또는 임원들을 능가하는 주식 대박을 친 직원들도 있었습니다. 스톡옵션은 성과 보상 차원에서 회사가 임직원에게 지급하는 보상인데 특정 시점에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시가보다 싸게 사서 팔 수 있는 가능성 때문에 대박 사례가 종종 나옵니다.
2019년 3월, 카카오뱅크 직원 135명은 2년 뒤인 2021년 3월부터 자사주를 '5000원'에 살 수 있는 스톡옵션 총 296만주를 받았습니다. 회사 기여도에 따라 수량은 다르겠지만 계산 상 편의를 위해 똑같이 나누면 한 명 당 2만1926주 정도 됩니다. 개인이 스톡옵션을 행사에 주식을 5000원에 사서 현재 주가인 3만900원에 판다고 가정하면 차액은 2만5900원입니다. 이것에 2만1926주를 곱하면 5억6788만원 '평가이익'입니다. 물론 이익을 실현하면 세금을 내야합니다.
말씀 드린 것처럼 직원마다 스톡옵션 분배가 다른데요. 그래서 초대박 사례도 나왔습니다. 지난해말 기준 직원 A씨는 카카오뱅크 주가가 6만원일 때 스톡옵션 3만5000주를 행사해 평가차익 19억25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카카오뱅크 임원들보다 많은 연봉을 받은 셈입니다.
행사 기간은 상장 이후 5년이니까. 상장하자마자 팔 수 있었죠. 주가가 꽤 내려온 지금 카카오페이 주식은 6만2900원입니다. 스톡옵션 행사가와 현재 주가의 차액은 5만7900원이고 만약 1만주를 받은 직원은 5억7900만원의 평가 이익을 거두고 있습니다.
역시 대박 사례가 많이 나왔습니다. 직원 B씨는 지난해 카카오페이 주가가 14만5500원일 때 5만2528주를 5268원에 받았습니다. 바로 팔았다면 평가이익이 73억6600만원입니다.
C씨도 큰 돈을 만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 직원은 주가가 19만3000원일 때 2만8480주를 5268원에, 주가가 14만5500원일 때 283주를 5268원에 받았습니다. 행사할 때마다 팔았다면 평가이익은 53억8600만원이네요. 참고로 B씨와 C씨의 연봉(급여+상여)는 1억~1억2000만원 수준입니다.
다만 크래프톤은 일반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주는 게 카카오보다 인색했습니다. 스톡옵션은 못 받고 상장 때 우리사주에 투자해 평가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직원들의 비중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저는 긍정적인 평가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임원이 아닌 직원에 대해서 특히 그렇습니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크래프톤이 지금에야 많은 국민들이 알고 있는 유명 기업이지만 5년 전만해도 작은 스타트업이었습니다. 오직 '성장 가능성'을 보고 본인의 인생을 대기업이 아닌 작은 회사에 건 사람들에게 저런 보상은 합당한 일이 아닐까요. 개인적으론 스타트업 직원들에게 더 많은 스톡옵션 보상을 주고, 스톡옵션 차익에 대해선 세금을 더 적게 물려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박 사례가 더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테크 기업을 포함한 국내 주식 주가가 이른 시점에 회복되길 기원하겠습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카카오 계열사와 함께 언급된 회사가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게임 업체 크래프톤입니다. 지난해 8월 49만8000원에 상장했는데, 현재 주가가 23만3500원입니다. 상장 때 최대 269주를 배정 받은 직원은 7115만원의 평가 손실을 기록 중입니다.
쪽박 기사가 많이 나와서 정말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크래프톤 직원(임원 제외)들이 암울한 상황인지 살펴봤습니다. 공모주 투자로는 평가손실을 기록 중인 건 맞지만 '모두가 우울한 상황'은 아니더군요. '스톡옵션' 때문입니다. 임원들만큼, 또는 임원들을 능가하는 주식 대박을 친 직원들도 있었습니다. 스톡옵션은 성과 보상 차원에서 회사가 임직원에게 지급하는 보상인데 특정 시점에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시가보다 싸게 사서 팔 수 있는 가능성 때문에 대박 사례가 종종 나옵니다.
2019년 근무 카카오뱅크 직원 스톡옵션 대박...19억 이익 사례도
1억 쪽박의 근원지 카카오뱅크부터 살펴봤습니다. 2019년 3월에 카카오뱅크에 다니고 있었던 직원 135명은 현재 '대박' 상황입니다. 공모주에 투자해 1억원을 잃었다고 가정해도 그렇습니다. (작년말 기준 정규직이 886명이니까 카뱅 직원 중 15.2%에 해당하는 얘기라는 건 감안하셨으면 합니다.)2019년 3월, 카카오뱅크 직원 135명은 2년 뒤인 2021년 3월부터 자사주를 '5000원'에 살 수 있는 스톡옵션 총 296만주를 받았습니다. 회사 기여도에 따라 수량은 다르겠지만 계산 상 편의를 위해 똑같이 나누면 한 명 당 2만1926주 정도 됩니다. 개인이 스톡옵션을 행사에 주식을 5000원에 사서 현재 주가인 3만900원에 판다고 가정하면 차액은 2만5900원입니다. 이것에 2만1926주를 곱하면 5억6788만원 '평가이익'입니다. 물론 이익을 실현하면 세금을 내야합니다.
말씀 드린 것처럼 직원마다 스톡옵션 분배가 다른데요. 그래서 초대박 사례도 나왔습니다. 지난해말 기준 직원 A씨는 카카오뱅크 주가가 6만원일 때 스톡옵션 3만5000주를 행사해 평가차익 19억25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카카오뱅크 임원들보다 많은 연봉을 받은 셈입니다.
카카오페이, 연봉 1억 직원이 스톡옵션으로 70억 벌어
카카오페이 공시 서류도 찾아봤습니다. 카카오페이는 2017년 6월부터 2020년 3월까지 10차례 직원들에게 약 '759만주'를 '5000원에서 5268원'에 살 수 있는 스톡옵션을 부여했습니다. 이 스톡옵션을 받은 직원은 '총 776명'인데, 중복계산된 사례가 많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2017년에 받은 사람이 2018년에도 받고 2019년, 2020년에도 받았을 것이란 얘기입니다.행사 기간은 상장 이후 5년이니까. 상장하자마자 팔 수 있었죠. 주가가 꽤 내려온 지금 카카오페이 주식은 6만2900원입니다. 스톡옵션 행사가와 현재 주가의 차액은 5만7900원이고 만약 1만주를 받은 직원은 5억7900만원의 평가 이익을 거두고 있습니다.
역시 대박 사례가 많이 나왔습니다. 직원 B씨는 지난해 카카오페이 주가가 14만5500원일 때 5만2528주를 5268원에 받았습니다. 바로 팔았다면 평가이익이 73억6600만원입니다.
C씨도 큰 돈을 만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 직원은 주가가 19만3000원일 때 2만8480주를 5268원에, 주가가 14만5500원일 때 283주를 5268원에 받았습니다. 행사할 때마다 팔았다면 평가이익은 53억8600만원이네요. 참고로 B씨와 C씨의 연봉(급여+상여)는 1억~1억2000만원 수준입니다.
크래프톤, 스톡옵션 받은 직원 적지만 평가이익은 커
크래프톤은 대박 사례가 속출했습니다. 2017년 3월 근무했던 직원 5명은 행사가 1003원에 19만250주를 받았습니다. 현재 주가(23만3500원)와 차이가 무려 23만2497원입니다. 1인당 3만8050주를 똑같이 나눠 받았다고 가정하면, 1인당 평가이익이 88억8400만원이네요. 만약 크래프톤 주가가 지금보다 높을 때 스톡옵션을 행사했다면 한 명 당 100억원도 벌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다만 크래프톤은 일반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주는 게 카카오보다 인색했습니다. 스톡옵션은 못 받고 상장 때 우리사주에 투자해 평가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직원들의 비중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스톡옵션 행사에 대해 긍정적 시선 필요
일부 테크기업 임직원들의 스톡옵션 대박에 대해 투자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주가 고점에 책임감 없이 주식을 팔아 치운 일부 경영진의 영향이 크죠.저는 긍정적인 평가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임원이 아닌 직원에 대해서 특히 그렇습니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크래프톤이 지금에야 많은 국민들이 알고 있는 유명 기업이지만 5년 전만해도 작은 스타트업이었습니다. 오직 '성장 가능성'을 보고 본인의 인생을 대기업이 아닌 작은 회사에 건 사람들에게 저런 보상은 합당한 일이 아닐까요. 개인적으론 스타트업 직원들에게 더 많은 스톡옵션 보상을 주고, 스톡옵션 차익에 대해선 세금을 더 적게 물려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박 사례가 더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테크 기업을 포함한 국내 주식 주가가 이른 시점에 회복되길 기원하겠습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