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두 배 뛴 국채 3년물 금리…한 달 반 만에 20% 하락 [조미현의 외환·금융 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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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한 달 반 만에 20%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하강 우려와 물가 정점론이 퍼지면서 채권 가격이 빠르게 상승세(금리 하락)를 보이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국채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채권 시장의 글로벌 경기 둔화 베팅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29일 전 거래일보다 0.121%포인트 내린 연 3.009%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연고점을 기록한 6월 17일(연 3.745%) 이후 한 달 반 만에 19.7% 급감한 기록이다. 연 3%대를 기록하던 3년 만기 국채는 장중 한때 연 2%대로 내리기도 했다. 지난 5월 30일 이후 두 달 만에 2%대를 눈앞에 뒀다. 종가 기준 지난 5월 30일 이후 두 달 만에 2%대를 눈앞에 뒀다.
5년 만기 국채는 전 거래일 대비 0.115%포인트 내린 연 3.067%로, 연중 최고 기록(연 3.855%) 대비 20.4% 하락했다. 10년 만기 국채는 0.074%포인트 빠진 3.127%로, 연고점(연 3.795%)보다 17.6% 내림세를 보였다. 초장기물인 30년 만기 국채는 전 거래일보다 0.044%포인트 하락한 연 3.048%로 나타났다. 30년물 역시 6월 20일 세운 연고점(연 3.581%) 대비 14.9% 떨어졌다.
시장 지표물인 3년 만기 국채는 지난 1월 3일 연 1.855%로 거래를 시작한 뒤 5개월 반 만에 연 3.745%까지 급등했다. 올해 들어 두 배나 뛴 것이다. 미·중 갈등과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악화한 공급망 차질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심화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가팔지면서다.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밟는 등 기준금리를 올해에만 1%포인트(연 1.25%→2.25%) 올렸다. 하지만 불과 한 달 새 상황이 급변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라 경기 침체 경고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9% 하락하면서 1분기(-1.6%)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민간 소비가 간신히 버텨주면서 한국의 2분기 성장률은 0.7%로 시장 예상치를 소폭 상회했다. 하지만 1분기(0.6%)와 달리 수출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상반기 한국 경제를 지탱한 수출과 소비가 하반기에는 부진이 확실시된다"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최근 채권 시장에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단기 금리 역전도 나타났다. 지난 4월 역전된 미국 2년 만기 국채와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달 들어 또 다시 역전됐다. 29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3년물은 연 2.8905%, 10년물은 연 2.658%를 각각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만기가 긴 국채 금리가 짧은 국채 금리보다 높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의 신호로 시장에서는 해석한다. 한국에서도 지난 6월 10일 이후 지난 28일까지 한 달 반 넘게 단기물인 3년 만기 국채 금리가 초장기물인 30년물 금리를 넘어서는 역전 현상을 보였다.
김승혁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3년물과 30년물 금리 역전이 직전 장에서 풀렸지만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며 "추세적으로 여전히 채권 시장은 경기 침체 전망을 높게 보는 것으로 분석한다"고 말했다.
'물가 정점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도 국채 금리가 내리는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면 한은의 금리 인상 속도도 더뎌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현재의 유가 흐름과 여러 상황을 보면 9월 말 또는 늦어도 10월 정도가 물가 정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주요국 국채 금리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연 2.8905%)은 한 달 반 만에 연고점(연 3.4393%) 대비 16% 내렸다. 10년물(연 2.658%)은 연중 최고치(연 3.479%)보다 23.6% 하락했다.
한 달 전 1%대를 기록한 독일의 국채 2년 만기 금리는 연 0.273%로 떨어졌다. 유럽의 경기 침체 공포를 반영하는 독일과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차는 지난달 2.4%포인트로 벌어지면서 2020년 5월 이후 최대 격차를 나타냈다. 두 나라 금리 차가 벌어질수록 유럽 경제의 위기 가능성이 크다고 시장에서는 판단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29일 전 거래일보다 0.121%포인트 내린 연 3.009%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연고점을 기록한 6월 17일(연 3.745%) 이후 한 달 반 만에 19.7% 급감한 기록이다. 연 3%대를 기록하던 3년 만기 국채는 장중 한때 연 2%대로 내리기도 했다. 지난 5월 30일 이후 두 달 만에 2%대를 눈앞에 뒀다. 종가 기준 지난 5월 30일 이후 두 달 만에 2%대를 눈앞에 뒀다.
5년 만기 국채는 전 거래일 대비 0.115%포인트 내린 연 3.067%로, 연중 최고 기록(연 3.855%) 대비 20.4% 하락했다. 10년 만기 국채는 0.074%포인트 빠진 3.127%로, 연고점(연 3.795%)보다 17.6% 내림세를 보였다. 초장기물인 30년 만기 국채는 전 거래일보다 0.044%포인트 하락한 연 3.048%로 나타났다. 30년물 역시 6월 20일 세운 연고점(연 3.581%) 대비 14.9% 떨어졌다.
시장 지표물인 3년 만기 국채는 지난 1월 3일 연 1.855%로 거래를 시작한 뒤 5개월 반 만에 연 3.745%까지 급등했다. 올해 들어 두 배나 뛴 것이다. 미·중 갈등과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악화한 공급망 차질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심화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가팔지면서다.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밟는 등 기준금리를 올해에만 1%포인트(연 1.25%→2.25%) 올렸다. 하지만 불과 한 달 새 상황이 급변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라 경기 침체 경고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9% 하락하면서 1분기(-1.6%)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민간 소비가 간신히 버텨주면서 한국의 2분기 성장률은 0.7%로 시장 예상치를 소폭 상회했다. 하지만 1분기(0.6%)와 달리 수출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상반기 한국 경제를 지탱한 수출과 소비가 하반기에는 부진이 확실시된다"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최근 채권 시장에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단기 금리 역전도 나타났다. 지난 4월 역전된 미국 2년 만기 국채와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달 들어 또 다시 역전됐다. 29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3년물은 연 2.8905%, 10년물은 연 2.658%를 각각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만기가 긴 국채 금리가 짧은 국채 금리보다 높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의 신호로 시장에서는 해석한다. 한국에서도 지난 6월 10일 이후 지난 28일까지 한 달 반 넘게 단기물인 3년 만기 국채 금리가 초장기물인 30년물 금리를 넘어서는 역전 현상을 보였다.
김승혁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3년물과 30년물 금리 역전이 직전 장에서 풀렸지만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며 "추세적으로 여전히 채권 시장은 경기 침체 전망을 높게 보는 것으로 분석한다"고 말했다.
'물가 정점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도 국채 금리가 내리는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면 한은의 금리 인상 속도도 더뎌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현재의 유가 흐름과 여러 상황을 보면 9월 말 또는 늦어도 10월 정도가 물가 정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주요국 국채 금리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연 2.8905%)은 한 달 반 만에 연고점(연 3.4393%) 대비 16% 내렸다. 10년물(연 2.658%)은 연중 최고치(연 3.479%)보다 23.6% 하락했다.
한 달 전 1%대를 기록한 독일의 국채 2년 만기 금리는 연 0.273%로 떨어졌다. 유럽의 경기 침체 공포를 반영하는 독일과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차는 지난달 2.4%포인트로 벌어지면서 2020년 5월 이후 최대 격차를 나타냈다. 두 나라 금리 차가 벌어질수록 유럽 경제의 위기 가능성이 크다고 시장에서는 판단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