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원주택 세 부담 기준을 크게 완화하기로 함에 따라 ‘세컨드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전원주택 단지.  /한경DB
정부가 전원주택 세 부담 기준을 크게 완화하기로 함에 따라 ‘세컨드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전원주택 단지. /한경DB
앞으로 공시가 3억원 이하 지방 주택은 양도소득세 및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산정 시 주택에서 제외된다. 이에 따라 지방에 세컨드하우스를 마련하는 데 부담이 한결 줄어들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자연과 가까우면서 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지역을 권했다.

공시가 3억원 이하 시골집 집계서 제외

기획재정부가 7월 발표한 ‘2022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농어촌주택·고향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 특례’가 적용되는 기준 주택 가격이 공시가 2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상향 조정될 전망이다. 지방 주택에 대한 양도세 특례 요건을 완화한다는 뜻이다. 한옥은 기존 4억원이 유지된다.

시골집, 양도·종부세 계산서 빠진다…'세컨드하우스' 마련해볼까
농어촌주택·고향주택 양도세 과세특례는 수도권 및 조정대상지역을 제외한 지방 주택을 3년 이상 보유할 경우 이 주택을 취득하기 전부터 보유하고 있던 일반 주택을 양도할 때 지방 주택을 주택 수에서 빼주는 제도다.

특히 1주택자가 지방 주택을 하나 더 취득해 2주택자가 됐을 경우 기존 주택을 처분할 때 1가구 1주택자로서 양도세 비과세(기준금액 12억원) 혜택을 받게 된다.

종부세 산정 때 주택에서 제외하는 법 개정안도 준비 중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종부세 과표를 산정할 때는 지방 주택도 합산하지만 공시지가 3억원 이하는 1주택자로 간주된다. 올해는 한시적으로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6억원이 아닌 14억원(1가구 1주택 기본공제)을 적용하고, 내년부터는 12억원(1가구 1주택 새 기본공제)을 적용하는 내용이다.

이승현 진진회계법인 대표는 “기존에는 중과세율이 적용돼 고가 1주택자보다 저가 2주택자가 더 많은 종부세를 내는 경우도 많았지만, 이번 개편안이 시행되면 지방 주택을 소유하는 부담이 대폭 덜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파트형·주택형 세컨드하우스 다양

세금 부담이 덜어지자 세컨드하우스 수요자들은 반색하고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올해 상반기부터 지방 세컨드하우스와 관련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전국 주택 가격이 1.2% 상승할 동안 기타지방은 2.0% 오르는 등 상승 여력도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수석위원은 “공시가 3억원을 실제 매매가로 따지면 아파트는 5억원, 단독·다가구주택은 6억~7억원 수준으로 지방 주택에서는 선택폭이 상당히 넓다”고 덧붙였다.

세컨드하우스는 아파트형과 주택형으로 분류된다. 아파트형은 일반 소형 아파트를 비롯해 관광지가 가까운 레저형 리조트 등이 포함된다. 전원주택에 비해 관리가 수월해 주로 젊은 부부가 많이 찾는다. 단독주택도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전국에서 단독주택 거래량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월 8052가구가 거래된 후 2월 8269가구, 3월 9571가구, 4월 1만97가구에 이어 5월에는 1만1034가구가 거래됐다.

새로 단독주택을 짓는 수요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 통계누리에 따르면 1월 3125가구의 단독주택이 인허가를 받았다. 5월 인허가는 5131건으로 1월 대비 64.1% 늘었다.

주택을 직접 짓는 경우 물과 전기, 도로 접근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초기 투자비용을 최소화하려면 컨테이너형 주택도 고려해볼 만하다. 창을 내기가 쉽고 공사 기간이 비교적 짧기 때문이다. 다만 동파가 많이 되기 때문에 난방비 등 관리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단점이 있다.

지역을 선정할 때는 투자 가치도 따져봐야 한다. 가장 주목해야 하는 요소는 교통이다. 세컨드하우스의 성지인 경기 양평군은 전철, 고속도로 개통으로 호황을 맞았다.

최근에는 양양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강릉 KTX 개통 등으로 강원도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홍천군, 양양군, 속초시, 강릉시, 오대산 인근이 영향권이다. 관광지 주변이라면 임대 수익도 노려볼 수 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