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사진)는 31일 당 지도체제 개편 움직임에 대해 “양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팔지 말라 했더니 이제 개의 머리를 걸고 개고기를 팔기 시작하려는 것 같다”며 “당권 탐욕에 제정신을 못 차린다”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저자들의 우선순위는 물가 안정도 아니고 제도 개혁도 아니고 정치 혁신도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고위원들의 연쇄 사퇴로 촉발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이 당내 권력 투쟁의 일환이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 대표는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등장인물에 빗대 “그저 각각의 이유로 당권 탐욕에 제정신을 못 차리는 나즈굴과 골룸 아닌가”라며 “국민들이 다 보는데 ‘my precious’(내 보물)나 계속 외치고 다녀라”고 비꼬았다. 나즈굴과 골룸은 권력과 재물을 과도하게 추구하는 ‘반지의 제왕’ 영화 속 캐릭터다.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급락하는 위기 상황에도 당 지도부 인사들이 당권 다툼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대표는 지난 27일에도 ‘양두구육(羊頭狗肉·양 머리를 걸고 뒤에선 개고기를 판다)’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자신을 ‘내부 총질 당 대표’라고 표현한 윤 대통령의 메시지가 공개된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비친 것으로도 받아들여졌다. 이 대표는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되는 이철규 의원과 공개적으로 충돌하는 등 당내 인사들과도 갈등을 벌이고 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