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삼성동 도심공항터미널이 문을 닫게 될 처지에 놓였다. 적자 누적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경영난이 악화한 데 따른 것이다.

31일 운송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무역협회의 자회사 한국도심공항자산관리 등이 운영하는 강남 도심공항터미널이 폐쇄 절차를 밟고 있다. 터미널 관계자는 “폐쇄가 적합하다는 내부 검토는 끝난 단계”라며 “최근 국토교통부, 강남구 등 유관기관과 대책을 모색해봤으나 뾰족한 수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1990년 문을 연 강남 도심공항터미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 17개 항공사의 체크인 서비스를 제공해온 국토부 지정 공항시설이다. 설립 당시 강남 인근에 있는 수출 유관 기관·기업인들을 위한 시설로 주목받았다. 강남 중심가에서 탑승 수속을 미리 할 수 있고, 공항 직행 리무진도 있어 ‘활주로 없는 공항’이라 불렸다.

해외여행 수요가 늘면서 일반 여행객들도 즐겨 이용했다. 2017년 터미널 연간 이용객은 약 41만 명에 달했고,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에 35만여 명, 하루평균 800∼1000명이 이용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았다. 터미널 관계자는 “늘 적자였지만 코로나19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며 “여기에 유가 상승과 보유세 증가로 부담이 더욱 커졌다”고 설명했다.

정부 지원을 받는 서울역, 광명역 도심공항터미널과 달리 정부 지원과 수익원이 부재한 영향도 있다. 최근 모바일 체크인 활성화 등으로 경쟁력을 잃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