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프로] "지금은 주식 다시 사야할 때…위기일수록 성장성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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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스타워즈 우승자가 말하는 약세장 투자법②
-2020년 상반기 스타워즈 우승자 백두희 메리츠증권 도곡금융센터 부장
“백프로 믿어”
고액자산가들이 밀집한 서울 강남 도곡동, 슈퍼리치들을 고객으로 둔 한 증권사 PB(프라이빗뱅커)는 최근 고객들에게 “현금이 있다면 지금은 주식을 매수할 때”라는 분석을 내놨다. 매일 아침 보내는 고객 레터(letter)를 통해서다.
금리인상, 인플레이션 등 시장에 공포가 가득한 상황에서 내놓은 과감한 의견이었다. 오랜 기간 다양한 자산에 투자를 해온 슈퍼리치들은 이를 범상치 않게 여겼다. 그리곤 PB에게 전화를 걸었다. “확실한가?”
PB의 확답을 들은 슈퍼리치들은 망설임없이 가지고 있던 여유자금으로 주식 비중을 늘렸다. 백두희 메리츠증권 도곡금융센터 부장(사진)은 강남 ‘슈퍼리치’ 고객들에게 ‘백프로’로 통한다.
그는 지난 2020년 상반기 한경닷컴에서 주최한 '한경 스타워즈'에서 1위를 차지하며 또 한 차례 실력을 입증했다. 당시 코로나19 공포가 증시를 덮친 상황에서도 43.30%의 수익을 내며 1위를 거머쥐었다.
실제 최근 다중악재에 증시가 강하게 조정을 받으며 곳곳에서 우려가 쏟아졌지만 백 부장에게 뭉칫돈을 맡긴 고객들은 이탈하지 않았다. 시장 수익률을 20% 넘게 웃도는 그의 성과 때문이다. 약세장을 버텨낸 백프로에게 투자 비법을 물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지난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증시에서 한경 스타워즈 우승을 차지한 비결은 무엇인가요?
"당시 반도체 관련주들에서 큰 수익이 났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반도체 업체들의 2분기 실적 기대가 커졌죠. 반도체 관련주들의 상승세가 예상되는 만큼 해당 종목들을 매수한 후 기다리는 전략을 구사했던 게 좋은 성과를 낸 것 같습니다."
▷반도체 테마처럼 당시 상승 테마를 고를 수 있던 비결이 있다면.
"매 분기마다 2200여개 기업의 성장성을 분석합니다. 매출, 영업이익 성장성과 해당 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을 평가해 저만의 투자 리스트를 만듭니다. 치열한 분석을 통해 될성 부른 종목을 추리는 것이죠. 성장성이 높다고 무조건 투자하는 것은 아닙니다. 피어(peer) 그룹 중에서 최고 기업만 선별합니다."
▷지금과 같은 약세장에서도 같은 투자법을 고수하고 계신가요?
"네 그렇습니다. 약세장일수록 더욱 더 성장성이 높은 기업을 추려내야만 손실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체 시장이 특정 이슈로 변동성이 커졌다고 해서 보유 종목을 손절하진 않습니다. 종목 자체의 펀더멘털이 훼손된 것은 아니니까요."
▷데이터만 보고 투자를 하는 건가요?
"아닙니다, 오후 시간은 대부분 해당 기업 IR담당자나 기업탐방으로 시간을 보냅니다. 직접 보고 듣고 투자 기업을 정합니다."
▷최근 자신있게 고객들에게 주식을 사야될 때라고 추천한 이유는.
"미국 연준의 빅스텝 이후 금리 인상 속도가 다소 주춤해질 것이라고 봤습니다. 현재 상황이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보지 않고 있고, 향후 금리인상 폭이 완만해질 것이라고 보면 지금은 주식을 다시 사야할 때라고 봅니다."
▷어떤 주식에 주목하나요?
"국내에선 대형주를 선호하진 않습니다. 국내 대형주는 외국인 자금이 투입돼야 움직이는데 현재 상황에선 유의미하게 외국인 자금이 국내로 들어올 상황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형주들의 매력도가 떨어집니다."
▷그럼 중소형주를 주목해야 할까요?
"그중에도 섹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출입통계, 상권 분석 보고서를 보면 미용관련 중소형주들이 매력적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해외 수출이 탄탄하고 국내에서 핫한 상권에서 관련된 종목을 찾습니다. 최근엔 미용관련 종목들이 그런 이유로 눈길을 끕니다. 의료기기 관련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섹터는 없나요?
"중국과 걸쳐있는 기업들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폴더블폰 관련 부품업체의 경우 아직 중국 기업들이 관련 개발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 하나는 중국 경제 상황입니다. 올 상반기에 중국 정부가 내건 성장률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강력한 내수 부양책을 하반기에 내놓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거에 인프라 투자에 나섰다면 이제는 내수 소비에 맞춘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국내 기업들에 투자해볼만 합니다."
▷잘나가는 기업에만 투자를 해야하는 건가요?
"주식은 성장을 먹고 자라는 것입니다. 성장 가능성이 없다면 주식으로서 투자가치가 사라지는 것이죠. 지금 성장성이 보이더라고 정책, 경제여건에 따라 흐름이 바뀐다면 성장성이 훼손됐을 것이고 주식으로서 매력이 없으니 교체해야죠. 대부분의 주식들은 오래 들고 가지만 이런 이유에선 종목을 교체합니다. 투자 종목을 단기, 중기, 장기로 나눠서 투자하고 있고요."
▷그럼에도 종목을 교체하는 경우가 있다면 어떤 경우인가요?
"자금이 움직이는 큰 흐름을 살펴봅니다. 글로벌에서 자금이 몰리는 주요 섹터라고 선택을 했었는데, 대외 요인에 따라 흐름이 바뀌었다면 종목을 일부 교체하기도 합니다. 글로벌 자금이 돌아섰는데 투자를 고집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주식은 아직 매력적인가요?
"국내 증시는 바닥을 찍고 올라가고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시장 자체의 생동감(거래량)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미국 연준의 자이언트스텝 이후 시장의 색깔이 정해질 것이라고 봅니다. 주도 섹터가 나오고 이를 대표하는 종목이 나올 것입니다. 이를 지켜보고 주식을 매수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잦은 트레이딩보다 좋은 종목을 골라서 투자해야 합니다. 이미 물려있는 투자자라면 유망 업종 종목으로 갈아타서 손실을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약세장에서 지켜야할 투자 원칙이 있다면?
"제가 한경 스타워즈에서 우승한 비결은 종목을 자주 교체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미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한 종목들을 담았기 때문에 왠만해선 종목을 바꾸지 않아요."
▷투자를 위해 어떤 자료들을 보시나요?
"증권사에 입사하기 전에 주식 관련 책을 500권 이상 본거 같은데 대부분 미국 시장에 초첨이 맞춰져 있어서 국내 증시에 대입하기엔 쉽지 않더라고요. 말씀드린 기업 실적을 비롯해서 미국 뉴스는 물론이고 유럽 이슈까지 다 찾아봅니다. 국내 증시는 여러 변수에 의해 좌우되니까요. 오랜 기간 공부하며 투자한 경험이 쌓여서 성과를 낸 것 같습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2020년 상반기 스타워즈 우승자 백두희 메리츠증권 도곡금융센터 부장
“백프로 믿어”
고액자산가들이 밀집한 서울 강남 도곡동, 슈퍼리치들을 고객으로 둔 한 증권사 PB(프라이빗뱅커)는 최근 고객들에게 “현금이 있다면 지금은 주식을 매수할 때”라는 분석을 내놨다. 매일 아침 보내는 고객 레터(letter)를 통해서다.
금리인상, 인플레이션 등 시장에 공포가 가득한 상황에서 내놓은 과감한 의견이었다. 오랜 기간 다양한 자산에 투자를 해온 슈퍼리치들은 이를 범상치 않게 여겼다. 그리곤 PB에게 전화를 걸었다. “확실한가?”
PB의 확답을 들은 슈퍼리치들은 망설임없이 가지고 있던 여유자금으로 주식 비중을 늘렸다. 백두희 메리츠증권 도곡금융센터 부장(사진)은 강남 ‘슈퍼리치’ 고객들에게 ‘백프로’로 통한다.
그는 지난 2020년 상반기 한경닷컴에서 주최한 '한경 스타워즈'에서 1위를 차지하며 또 한 차례 실력을 입증했다. 당시 코로나19 공포가 증시를 덮친 상황에서도 43.30%의 수익을 내며 1위를 거머쥐었다.
실제 최근 다중악재에 증시가 강하게 조정을 받으며 곳곳에서 우려가 쏟아졌지만 백 부장에게 뭉칫돈을 맡긴 고객들은 이탈하지 않았다. 시장 수익률을 20% 넘게 웃도는 그의 성과 때문이다. 약세장을 버텨낸 백프로에게 투자 비법을 물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지난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증시에서 한경 스타워즈 우승을 차지한 비결은 무엇인가요?
"당시 반도체 관련주들에서 큰 수익이 났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반도체 업체들의 2분기 실적 기대가 커졌죠. 반도체 관련주들의 상승세가 예상되는 만큼 해당 종목들을 매수한 후 기다리는 전략을 구사했던 게 좋은 성과를 낸 것 같습니다."
▷반도체 테마처럼 당시 상승 테마를 고를 수 있던 비결이 있다면.
"매 분기마다 2200여개 기업의 성장성을 분석합니다. 매출, 영업이익 성장성과 해당 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을 평가해 저만의 투자 리스트를 만듭니다. 치열한 분석을 통해 될성 부른 종목을 추리는 것이죠. 성장성이 높다고 무조건 투자하는 것은 아닙니다. 피어(peer) 그룹 중에서 최고 기업만 선별합니다."
▷지금과 같은 약세장에서도 같은 투자법을 고수하고 계신가요?
"네 그렇습니다. 약세장일수록 더욱 더 성장성이 높은 기업을 추려내야만 손실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체 시장이 특정 이슈로 변동성이 커졌다고 해서 보유 종목을 손절하진 않습니다. 종목 자체의 펀더멘털이 훼손된 것은 아니니까요."
▷데이터만 보고 투자를 하는 건가요?
"아닙니다, 오후 시간은 대부분 해당 기업 IR담당자나 기업탐방으로 시간을 보냅니다. 직접 보고 듣고 투자 기업을 정합니다."
▷최근 자신있게 고객들에게 주식을 사야될 때라고 추천한 이유는.
"미국 연준의 빅스텝 이후 금리 인상 속도가 다소 주춤해질 것이라고 봤습니다. 현재 상황이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보지 않고 있고, 향후 금리인상 폭이 완만해질 것이라고 보면 지금은 주식을 다시 사야할 때라고 봅니다."
▷어떤 주식에 주목하나요?
"국내에선 대형주를 선호하진 않습니다. 국내 대형주는 외국인 자금이 투입돼야 움직이는데 현재 상황에선 유의미하게 외국인 자금이 국내로 들어올 상황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형주들의 매력도가 떨어집니다."
▷그럼 중소형주를 주목해야 할까요?
"그중에도 섹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출입통계, 상권 분석 보고서를 보면 미용관련 중소형주들이 매력적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해외 수출이 탄탄하고 국내에서 핫한 상권에서 관련된 종목을 찾습니다. 최근엔 미용관련 종목들이 그런 이유로 눈길을 끕니다. 의료기기 관련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섹터는 없나요?
"중국과 걸쳐있는 기업들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폴더블폰 관련 부품업체의 경우 아직 중국 기업들이 관련 개발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 하나는 중국 경제 상황입니다. 올 상반기에 중국 정부가 내건 성장률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강력한 내수 부양책을 하반기에 내놓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거에 인프라 투자에 나섰다면 이제는 내수 소비에 맞춘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국내 기업들에 투자해볼만 합니다."
▷잘나가는 기업에만 투자를 해야하는 건가요?
"주식은 성장을 먹고 자라는 것입니다. 성장 가능성이 없다면 주식으로서 투자가치가 사라지는 것이죠. 지금 성장성이 보이더라고 정책, 경제여건에 따라 흐름이 바뀐다면 성장성이 훼손됐을 것이고 주식으로서 매력이 없으니 교체해야죠. 대부분의 주식들은 오래 들고 가지만 이런 이유에선 종목을 교체합니다. 투자 종목을 단기, 중기, 장기로 나눠서 투자하고 있고요."
▷그럼에도 종목을 교체하는 경우가 있다면 어떤 경우인가요?
"자금이 움직이는 큰 흐름을 살펴봅니다. 글로벌에서 자금이 몰리는 주요 섹터라고 선택을 했었는데, 대외 요인에 따라 흐름이 바뀌었다면 종목을 일부 교체하기도 합니다. 글로벌 자금이 돌아섰는데 투자를 고집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주식은 아직 매력적인가요?
"국내 증시는 바닥을 찍고 올라가고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시장 자체의 생동감(거래량)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미국 연준의 자이언트스텝 이후 시장의 색깔이 정해질 것이라고 봅니다. 주도 섹터가 나오고 이를 대표하는 종목이 나올 것입니다. 이를 지켜보고 주식을 매수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잦은 트레이딩보다 좋은 종목을 골라서 투자해야 합니다. 이미 물려있는 투자자라면 유망 업종 종목으로 갈아타서 손실을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약세장에서 지켜야할 투자 원칙이 있다면?
"제가 한경 스타워즈에서 우승한 비결은 종목을 자주 교체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미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한 종목들을 담았기 때문에 왠만해선 종목을 바꾸지 않아요."
▷투자를 위해 어떤 자료들을 보시나요?
"증권사에 입사하기 전에 주식 관련 책을 500권 이상 본거 같은데 대부분 미국 시장에 초첨이 맞춰져 있어서 국내 증시에 대입하기엔 쉽지 않더라고요. 말씀드린 기업 실적을 비롯해서 미국 뉴스는 물론이고 유럽 이슈까지 다 찾아봅니다. 국내 증시는 여러 변수에 의해 좌우되니까요. 오랜 기간 공부하며 투자한 경험이 쌓여서 성과를 낸 것 같습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