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계 거장도 '반성문'…금리상승 사이클 언제까지 갈까?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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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이미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지났거나, 꺾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교수가 본인의 인플레이션 예측 오류를 인정하는 반성문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하면서 향후 경제전망에 대해 언급한 내용입니다.
폴 크루그먼 교수를 경제학계에서 거장이라고 언급하는 이유는 이렇게 자신이 주장한 내용이 설령 빗나가더라도 곧바로 깨끗이 승복하고 인정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점입니다. 중요한 사실은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John Bates Clark Medal)과 노벨경제학상을 동시에 받은 12명에 불과한 경제학자를 칭찬하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물가입니다.
금리 인상은 경제에서 많고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미칩니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지만 금리 인상으로 인해 자산시장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비용이 늘어나면 대출을 갚거나 받지 않고 자산시장의 투자세는 감소하게 됩니다. 금리가 낮았던 최근 몇 년간 모든 자산 가격이 급등했던 사례를 떠올리면 그 반대의 영향 또한 크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유럽 또한 통화 긴축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유럽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big step)을 단행했습니다. 기준금리를 올린 건 11년만으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6월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8.6%로 40여 년 만에 최고치라고 합니다. 약세를 이어가는 유로화의 가치 또한 금리 인상의 폭을 크게 만들었습니다. 금리 인상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경제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내년부터는 금리 인상이 아닌 금리 인하가 진행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2022-17호)에 의하면 미국의 경제성장세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측하면서 내년 상반기께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예측은 연준과 시장이 바라보는 경기, 통화정책에서 생각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더 지켜봐야 합니다. 하지만 시장은 이미 이러한 예측을 근거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국내 증권사와 은행, 연기금 등이 장기 국고채 상장지수편드(ETF)를 사들이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빅스텝, 미국 연준의 자이언트스텝 등 금리 인상의 도미노 현상이 계속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결국 금리가 꺾일 것이란 전망에 배팅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는 국내뿐 아닙니다. 글로벌 채권 ETF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데 통상 시장 채권 금리는 정책금리에 3~6개월 가량 선행합니다. 내년 상반기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면 지금 채권 가격은 미리 상승하게 됩니다. 여기에 시장의 투자가 몰리고 있다는 말입니다.
CNBC가 이코노미스트,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등 30명을 대상으로 7월 설문조사한 결과 앞으로 12개월 안에 경기침체가 올 확률은 55%라고 추산했습니다. 지난 5월 조사와 비교하면 20%포인트 상승한 결과입니다. 경기침체를 예상한 응답자 대부분은 오는 12월부터 경기침체가 시작되며 심각하지(mild)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비교적 빠르게 다가오는 경기침체로 인해 금리인상 전망은 2023년 3월 기준금리가 3.8%로 정점을 찍은 후 2023년 말에는 3.1%, 2024년에는 2%대로 완화될 것으로 예상돼 다른 전문가들의 예측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부동산시장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지금까지 부동산시장의 상승 사이클은 10년 내외이나 금리 인상의 사이클은 1~2년이었습니다. 10년 내외로 지속되는 부동산가격 상승 시기에 금리 인상은 아주 짧은 기간이라는 말입니다. 이렇게 짧은 기간의 금리 인상 시기에 초점을 맞춰 자산보유에 대한 의사결정을 한다면 오히려 실수를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금리가 부동산시장을 이끄는 가장 큰 변수는 아닙니다. 금리 상승에 따른 부동산시장의 변화를 살펴보면 항상 같은 방향은 아니었습니다. 금리가 오름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이 상승한 사례도 있다는 말입니다. 물론 금리 상승이 부동산시장의 긍정적인 변수는 아닙니다만 부정적인 변수이냐의 문제에 있어서는 동일한 대답을 하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현재는 금리 상승의 사이클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만약 금리 하락이 시작된다면 공급부족과 그동안 축적된 유동성으로 인해 다시 한번 부동산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습니다. 금리 상승의 사이클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다시 점검해보는 것이 좋을듯 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폴 크루그먼 교수를 경제학계에서 거장이라고 언급하는 이유는 이렇게 자신이 주장한 내용이 설령 빗나가더라도 곧바로 깨끗이 승복하고 인정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점입니다. 중요한 사실은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John Bates Clark Medal)과 노벨경제학상을 동시에 받은 12명에 불과한 경제학자를 칭찬하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물가입니다.
금리 인상은 경제에서 많고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미칩니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지만 금리 인상으로 인해 자산시장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비용이 늘어나면 대출을 갚거나 받지 않고 자산시장의 투자세는 감소하게 됩니다. 금리가 낮았던 최근 몇 년간 모든 자산 가격이 급등했던 사례를 떠올리면 그 반대의 영향 또한 크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유럽 또한 통화 긴축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유럽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big step)을 단행했습니다. 기준금리를 올린 건 11년만으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6월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8.6%로 40여 년 만에 최고치라고 합니다. 약세를 이어가는 유로화의 가치 또한 금리 인상의 폭을 크게 만들었습니다. 금리 인상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경제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내년부터는 금리 인상이 아닌 금리 인하가 진행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2022-17호)에 의하면 미국의 경제성장세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측하면서 내년 상반기께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예측은 연준과 시장이 바라보는 경기, 통화정책에서 생각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더 지켜봐야 합니다. 하지만 시장은 이미 이러한 예측을 근거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국내 증권사와 은행, 연기금 등이 장기 국고채 상장지수편드(ETF)를 사들이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빅스텝, 미국 연준의 자이언트스텝 등 금리 인상의 도미노 현상이 계속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결국 금리가 꺾일 것이란 전망에 배팅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는 국내뿐 아닙니다. 글로벌 채권 ETF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데 통상 시장 채권 금리는 정책금리에 3~6개월 가량 선행합니다. 내년 상반기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면 지금 채권 가격은 미리 상승하게 됩니다. 여기에 시장의 투자가 몰리고 있다는 말입니다.
CNBC가 이코노미스트,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등 30명을 대상으로 7월 설문조사한 결과 앞으로 12개월 안에 경기침체가 올 확률은 55%라고 추산했습니다. 지난 5월 조사와 비교하면 20%포인트 상승한 결과입니다. 경기침체를 예상한 응답자 대부분은 오는 12월부터 경기침체가 시작되며 심각하지(mild)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비교적 빠르게 다가오는 경기침체로 인해 금리인상 전망은 2023년 3월 기준금리가 3.8%로 정점을 찍은 후 2023년 말에는 3.1%, 2024년에는 2%대로 완화될 것으로 예상돼 다른 전문가들의 예측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부동산시장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지금까지 부동산시장의 상승 사이클은 10년 내외이나 금리 인상의 사이클은 1~2년이었습니다. 10년 내외로 지속되는 부동산가격 상승 시기에 금리 인상은 아주 짧은 기간이라는 말입니다. 이렇게 짧은 기간의 금리 인상 시기에 초점을 맞춰 자산보유에 대한 의사결정을 한다면 오히려 실수를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금리가 부동산시장을 이끄는 가장 큰 변수는 아닙니다. 금리 상승에 따른 부동산시장의 변화를 살펴보면 항상 같은 방향은 아니었습니다. 금리가 오름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이 상승한 사례도 있다는 말입니다. 물론 금리 상승이 부동산시장의 긍정적인 변수는 아닙니다만 부정적인 변수이냐의 문제에 있어서는 동일한 대답을 하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현재는 금리 상승의 사이클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만약 금리 하락이 시작된다면 공급부족과 그동안 축적된 유동성으로 인해 다시 한번 부동산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습니다. 금리 상승의 사이클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다시 점검해보는 것이 좋을듯 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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