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지사는 1일 “기업 발목을 잡는 규제를 혁파하고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충북을 기업하기 가장 좋은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충청북도 제공
김영환 충북지사는 1일 “기업 발목을 잡는 규제를 혁파하고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충북을 기업하기 가장 좋은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충청북도 제공
“지역 관광자원과 다양한 먹거리를 활용해 충북을 우리나라 최고의 관광과 힐링 천국으로 만들겠습니다.”

김영환 충북지사(67)는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충북은 바다가 없지만 호수가 있고, 항구는 없지만 백두대간의 산이 있고, 배는 없지만 만 갈래의 길이 있다”며 “관광 르네상스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취임 첫 결재도 이 같은 의지를 담아 ‘충북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로 정했다. 레이크파크는 산과 호수, 문화유산을 연계한 초대형 관광 프로젝트다. 김 지사는 핵심 공약으로 경제 활성화를 꼽았다. 레이크파크도 관광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목표다. 그는 취임 후 ‘충북 경제를 이끄는 핵심 주체는 기업’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대기업 유치와 규제개혁, 창업펀드 조성을 민선 8기 공약 전면에 내세운 이유도 이 때문이다. ‘충북 경제(GRDP) 100조원 시대’를 준비하는 김 지사의 계획을 들어봤다.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공약을 전면에 내세운 이유가 궁금합니다.

“충북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사업입니다. 충북 곳곳에 있는 757개 호수와 저수지를 비롯해 백두대간, 종교·역사·문화유산을 하나로 연결해 스토리와 낭만, 힐링이 살아 숨 쉬는 곳으로 만들겠습니다. 관광산업을 육성하고 수익을 내는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충북을 세계 최고의 매력적인 문화생태 중심지로 조성하고 싶습니다.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닌 브랜드, 정체성, 가치를 세워 바다가 없는 도민에게 자부심과 자긍심이 될 ‘꿈의 바다’를 열어주고 싶습니다.”

▷기존 관광자원과 문화유산을 연계한다고 들었습니다.

“충북에는 짙푸른 녹음의 땅, 아기자기한 실개천과 역천(逆天)의 강, 위용을 자랑하는 백두대간이 있습니다. 그 안에는 천년고찰과 다양한 문화유산을 비롯해 신채호 최명길 김유신 온달 등 역사적인 인물의 이야기가 깃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각 지역 역사·문화·관광자원의 연계성이 부족했습니다. ‘치유와 힐링의 호수 여행’을 비전으로 호수와 저수지를 잇는 관광벨트를 구축하겠습니다. 치유의 호수, 체험의 호수, 역사·생태의 호수 등 권역별로 차별화한 콘텐츠로 호수관광을 기획하고, 메타버스를 활용한 관광지도를 그리겠습니다. 민·관 위원회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정부 예산도 확보하겠습니다.”

▷창업펀드 1000억원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정부 정책자금, 도·시·군 예산, 민간 투자자 재원으로 매년 250억원을 4년간 투입할 겁니다. 기술창업뿐만 아니라 농업 임업 등 다양한 업종의 창업도 지원할 계획입니다. 올해 2023~2026년 펀드 조성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농업·여성 등 목적 펀드를 결성할 예정입니다. 창업기업 발굴부터 투자까지 벤처·청년 창업 붐을 일으켜 충북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습니다. 창업기업은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활성화의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도전의식은 돈으로 살 수 없어요. 수십조원의 가치를 지닌 유니콘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겠습니다.”

▷과감한 규제 개혁을 강조했는데요.

“각종 규제 때문에 산업단지 조성과 입주, 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많습니다. 산업단지 승인 전 과도한 토지 동의 요구로 보상가가 높아지는 문제가 있어요. 적정선을 넘어선 과도한 전기설비 설치 요구도 기업에 큰 부담을 줍니다. 재정 지원을 최소화하면서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방법이 규제 혁신입니다. 기업 발목을 잡는 각종 규제를 끝까지 찾아 해결하고 신기술·신제품이 시장에 진출할 때 겪는 장애 요인을 없애겠습니다.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형벌 조례도 책임지고 개선하겠습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경제기관·단체와도 공조하겠습니다.”

▷대규모 투자 유치를 약속했습니다.

“민선 8기 60조원 투자 유치를 반드시 실현하겠습니다. 충청북도는 지난 5년간 연간 10조원 넘게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반도체, 바이오, 2차전지 등 첨단산업에서 대기업 중심의 10대 투자 프로젝트를 선정해 추진할 계획입니다. 첨단기술을 보유한 중견·중소·벤처기업의 투자 유치를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겠습니다. 투자 유치 60조원 달성을 위해 4년간 신규 산단 16개를 조성하겠습니다. 산단 면적도 4892만1000㎡에서 6212만1000㎡로 늘리겠습니다. 신·증설 기업 투자보조금 지원을 두 배(1530억원→3310억원)로 확대하고, 균형발전촉진지역 대규모 투자 기업 지원(1000억원 또는 200명 고용 시 지원)과 충북 자유무역지역 지정도 추진하겠습니다. 첨단 투자지구(2개), 외국인 투자지역(2개), 신규 벤처 임대단지(2025~2026년) 조성, 지역균형발전 투자진흥기금 확보를 위해서도 힘쓰겠습니다.”

▷SK하이닉스 공장 증설이 보류됐습니다. 투자 유치를 위한 전략이 있나요.

“충북은 반도체산업 생산 및 종사자 전국 2위입니다.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의 큰 축을 담당하는 SK하이닉스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증설은 최우선 추진과제 중 하나입니다. 도는 2019년 2월 SK하이닉스가 35조원 규모의 청주공장 생산라인 설비 증설 계획을 발표한 뒤 TF를 구성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6월 청주테크노폴리스(TP) 일반산단 43만3960㎡를 분양받았고 계약금과 중도금을 낸 상태입니다. 청주TP가 2024년 산단을 완공하면 용지를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도는 문화재 조기 발굴 지원과 함께 한국전력, 청주시와 대규모 전력 공급을 위한 TF를 꾸려 345㎸ 규모의 변전소 신설을 추진 중입니다. 환경부, 수자원공사와 협의해 공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국가 수도 기본계획 반영을 위한 행정 절차도 진행 중입니다. 공장 신·증설을 위한 기반 시설을 신속히 확보해 낸드플래시 분야 생산기지인 SK하이닉스 M17 라인을 유치하겠습니다. 부지를 확보했고, 대규모 전력과 용수 공급도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투자는 순조롭게 이행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금성 복지 공약 수정을 예고해 논란이 있습니다.

“재정 여건을 감안해 현실적인 이행 계획을 세우는 것에 대해 복지공약 후퇴라는 지적은 동의할 수 없습니다. 국가 공약과제 및 정부 정책 방향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지원 대상별 형평성과 시·군의 재정 분담, 보건복지부 사회보장 협의 및 조례 제·개정도 고려하겠습니다. 육아수당 100만원 지급은 정부 지원금(부모급여)을 포함한 것입니다. 정부 방침이 확정되면 도와 시·군이 협의해 추진하겠습니다. 기존 공약대로 추진하는 것이지 복지공약 후퇴는 아닙니다. 도민들도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부서별로 공약 이행을 위한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의료비 후불제 공약이 눈에 띕니다.

“의료비 후불제는 세계 최초로 충청북도가 도입하는 정책입니다. 의료비 부담 때문에 제대로 된 진료와 치료를 받지 못하는 취약계층이 많습니다. 의료비 후불제는 병원 진료를 먼저 받고 이후 의료비를 갚는 제도입니다. 착한은행(가칭)을 설립해 환자가 의료비 후불을 신청하면 은행이 의료비를 대납합니다. 환자는 장기 할부 방식으로 상환하는 시스템입니다. 65세 이상 의료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임플란트와 인공관절 수술 등 일부에 시범 운영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하겠습니다.”

△충북 청주 출생(67)
△청주고, 연세대 치의학과 졸업
△연세대 경제학 석사
△15, 16, 18, 19대 국회의원
△과학기술부 장관
△국민의당 사무총장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특별고문


청주=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