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휴가를 위한 두 가지 팁
모국인 프랑스에서 8월은 아이들을 위한 여름휴가 시즌이다. 바쁜 직장인들도 이 시기에 보통 2~3주간 휴가 일정을 잡곤 한다. 대부분의 회사나 업체들이 쉬는 까닭에 도시는 텅 비고 대서양과 지중해 해변은 북적거린다. 이 시기에 전국은 ‘오프’보다 ‘대기’ 모드로 들어가며, 여행은 정점에 달한다. 반면, 필자가 경험한 서울의 풍경은 사뭇 달랐다. 지금껏 1주일 이상 휴가를 내는 동료를 보기 힘들었다.

산업 발전 시대의 유산인 ‘휴가’는 본래 ‘근로자가 육체 노동으로부터 회복할 수 있는 기간’으로 설계됐다. 그러나 이제 보통의 직장인들에게도 ‘휴가’는 필수다. 근대에 들어서 근로 자체로 인한 신체적 부담은 줄었지만, 새로운 디지털 기술과 커뮤니케이션 과부하로 심리적 부담은 가중됐기 때문이다. 업무는 일상 속에 더 깊숙이 침투했다. 20년 전 우리 삶 속으로 들어온 노트북 컴퓨터로 연장 업무가 가능해지고, 스마트폰으로 언제든지 연락할 수 있게 되면서, 일과 사생활의 벽이 허물어졌다. 최근 코로나 팬데믹으로 온라인 미팅이 급증하면서 일상에 업무가 무질서하게 개입하게 됐다.

지금 우리는 전 세계 언제 어디서든 연결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꿈꾸는 휴가의 모습은 짊어지고 있던 의무, 즉 일에서 일시적으로 탈출하는 ‘단절’로 변하고 있다. 비록 한국의 휴가는 충분치는 않지만 일과의 단절을 통해 힐링을 얻을 수 있는 기회다.

관점을 바꿔보자. 의무와 직장생활, 자신과의 관계 측면에서 진정한 연결은 무엇인가? 와이파이, 줌(Zoom), 5세대(5G) 이동통신이 진정 더 나은 삶을 위한 우리의 연결을 가속화할까? 몇 년간의 실험 끝에, 필자는 기술이나 사회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보다 나 자신과 연결되는 순간을 더 추구하게 됐다.

여기 휴가를 위한 두 가지 팁을 공유하고자 한다. 첫째는 “주도권을 잡아라”이다. 나를 위한 시간을 주도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이는 일과 개인적 의무에 휘둘려 일상을 방해받지 않기 위해 중요하다. 누구나 스포츠, 예술, 요리 등 열정이 있는 분야가 있다. 딱히 관심 분야가 없는 이들에게는 두 번째 팁을 제안한다. “계속 탐색하라”이다. 생전 관심을 두지 않던 낯선 전시회나 콘서트에 용기 내어 가보거나 새로운 스포츠를 배우는 것이다. 미지의 세계 앞에서 망설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새로운 경험에 자신을 노출시키고, 몰랐던 나의 취향, 관심(또는 무관심)을 발견하고, 무엇보다 새로운 열정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배움을 얻는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경험을 쌓고, 개인적 목표에 집중하고, 자아 발전을 주도하는 것을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라고 했다. 에우다이모니아는 삶의 궁극적인 목표를 말한다. 문명, 기술, 사회가 진화함에도 여전히 인간은 열망한다. 열망, 즉 궁극적인 목표를 계속 간직하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에게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