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또 우유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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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 칼럼] 또 우유 대란?](https://img.hankyung.com/photo/202208/AA.30804142.1.jpg)
이런 유제품 소비 확대분은 주로 외국산 원유(原乳)로 충당되고 있다. 국내산 원유 생산은 20년 새 234만t에서 203만t으로 생산이 줄었지만, 원유 수입은 같은 기간 65만t에서 251만t으로 늘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국내산이 두 배가량 비싸기 때문이다. 국내 원윳값은 2020년 기준 L당 1083원으로, 미국산(491원)과 유럽산(470원)을 압도한다.
그러나 생산비 연동제의 단맛에 길들여진 낙농가가 이를 순순히 받아들일 리 없다. 그래서 매년 8월 1일 기준으로 결정돼온 원유가격이 아직 협상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낙농가들은 원유 납품 거부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어 11년 만에 마트 유제품 매대에서 우유가 자취를 감추는 우유대란이 벌어질지 모를 일이다.
밀크플레이션(우유 공급 부족이 유발하는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는 때다. 그럼에도 사실상의 가격 통제나 다름없는 생산비 연동제에 기계적으로 묶여선 해답을 찾기 어렵다. 우유 가격 통제에 나섰다가 거꾸로 생산 감소와 우윳값 폭등을 몰고 온 18세기 프랑스 혁명가 로베스피에르 일화가 역사책 얘기만은 아닐 것이다.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한 가격 통제 조치들은 시장 기능을 마비시킬 뿐”이라는 자유주의 경제학의 태두 루트비히 폰 미제스의 말을 되새겨볼 일이다.
장규호 논설위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