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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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하계5단지가 용적률 435%의 초고층 공공주택으로 바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일 싱가포르 고품질 공공주택 ‘피나클 앳 덕스톤’(사진)을 방문해 “임대주택 용적률을 최대 500%로 확대해 고밀 개발하면 타워팰리스와 같은 임대주택을 충분히 실현할 수 있다”며 “하계5단지를 대상으로 용적률을 435%까지 끌어올려 피나클 같은 고밀 재건축 임대주택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기술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피나클보다 커뮤니티·돌봄시설, 자재 등에서 훨씬 더 고품질의 임대주택을 건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피나클은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초고층·고품질 공공주택이다. 서울 최초의 임대아파트인 하계5단지처럼 싱가포르에서 가장 오래된 HDB(주택개발청) 공공주택을 허물고 지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공공주택이며 높이 50층, 7개 동에 1848가구가 거주 중이다. 26층과 50층은 스카이브리지로 연결돼 시내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시는 하계5단지를 2종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분류 등급을 높여 당초 용적률 93.11%에서 435%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가구 수는 600가구에서 1600가구 이상으로 2.5배 넘게 늘어난다. 하계5단지에 거주 중인 490가구는 재건축 이후에도 계속해서 거주할 수 있다. 임차료는 소득과 연동돼 산정되기 때문에 고품질 임대주택으로 건설 원가가 늘어나도 비용이 임차인에게 전가되지 않는다.

시는 하계5단지를 시작으로 서울 도심에 고품질 공공주택을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 서울에서 재건축을 앞둔 영구·공공임대 단지는 34곳,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보유한 아파트는 22만 가구에 달한다. SH공사는 이 아파트를 순차적으로 개발하면 총 50만 가구 이상이 고급화된 임대주택에서 거주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임대주택 물량은 초기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공급한 뒤 청년과 신혼부부에게까지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이제 저소득층만을 위한 임대주택이 아니라 중산층도 들어갈 수 있는 임대주택이 필요하다”며 “평생 벌어도 집 한 채 마련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계층별로 임대주택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미래 주택 공급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