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돈(자본)이 없으면 신약 개발을 못 합니다. 반대로 돈이 많아도 기술이 없으면 안 되죠. 보스턴은 기술과 돈이 함께 모이는 곳입니다.”

VC 돈 몰리는 바이오 클러스터, 지난해 137억달러…1년새 70%↑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의 시작점은 탄탄한 기초과학 연구개발(R&D)이다. 하버드대·매사추세츠공대(MIT) 등 학계와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 같은 대형병원이 담당하는 영역이다. 하지만 바이오 클러스터를 완성하는 건 결국 ‘자본’이다. 이렇다 할 매출 없이 오랜 기간 신약 개발을 이어가야 하는 신생 바이오텍에 투자금 확보는 생존의 문제여서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 넘쳐나도 자본이 없으면 바이오텍이 살아남을 수 없다.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는 최신 기술과 풍부한 자본이 한데 모이는 곳이라는 평가다. 기술과 자본이 서로를 찾아다니다 만나는 곳이 보스턴인 것이다. 보스턴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벤처캐피털 솔라스타벤처스의 윤동민 대표는 “보스턴은 유망한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텍과 투자 수익을 거두려는 벤처캐피털이 서로의 필요에 의해 모여드는 곳”이라고 했다.

매스바이오에 따르면 보스턴과 케임브리지가 속한 매사추세츠주에 본사를 둔 기업들이 지난해 끌어모은 벤처캐피털 자금은 136억6000만달러(약 17조8000억원)에 달했다. 2020년 80억달러보다 약 70% 늘었다.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의 양적·질적 팽창 속도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바이오·헬스케어 회사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MPM캐피탈, 플래그십파이오니어링 등이 보스턴 지역에서 활동하는 대표적인 벤처캐피털이다.

벤처캐피털 자금뿐만 아니라 기초과학 연구개발(R&D) 밑천인 정부 지원금도 보스턴 클러스터의 탄탄한 토대가 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연구비 지원금을 많이 받은 상위 5개 병원 중 보스턴에 있는 병원은 3개나 됐다. 매사추세츠종합병원, 브리검여성병원, 보스턴아동병원 등이다.

보스턴=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