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약이 나왔을 때 처음엔 쓰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아무 맛이 없어서 치약을 묻혀 닦아도 물만 적신 칫솔로 닦는 것과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지금처럼 입안 가득 시원한 향이 퍼지는 민트 맛 치약이 처음 나왔다. 민트 맛은 세정력과 관계가 없지만, 시원한 향은 사람들로 하여금 치아가 더 깨끗해진 느낌을 줬다. 이는 칫솔에 치약을 묻히는 습관이 대중화하는 계기가 됐다.일본의 한 광고대행사가 쓴 <본능 스위치>는 소비자로 하여금 상품의 장점을 극적으로 느끼게 만들고, 자꾸만 쓰고 싶어지게 만드는 히트 상품의 비결을 파헤친다. 책은 소비자의 본능을 자극하는 히트 상품의 요소를 이른바 '본능 스위치'라고 부른다.민트맛 치약과 유사한 본능 스위치는 땀 닦이 시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땀 닦이 시트는 끈적한 피부를 청결하게 만드는 게 기본 기능이다. 제조사 측은 여기에 순간적인 냉각 효과를 더했는데, 이는 시원한 느낌으로 제품이 주는 청결한 느낌을 강화하기 위한 장치다. 맥주잔과 비슷하게 디자인된 하이볼잔은 '세리머니형 본능 스위치'다. 1970년대, 일본 주류업체 산토리는 저조한 위스키 판매량을 늘리고자 하이볼을 마케팅에 활용했다. 원래 하이볼잔은 날씬한 유리잔이었지만, 산토리는 맥주 대신 하이볼 소비를 늘리기 위해 생맥주잔과 유사한 하이볼 전용잔을 개발했다. 소비자들이 커다란 생맥주잔을 들고 건배를 위친 뒤 꿀꺽꿀꺽 마시는 행위에 쾌감을 느낀다는 점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다. 무인양품에서 출시해 큰 인기를 끈 벽걸이형 CD 플레이어도 마찬가지다. 이 CD 플레이어는 일본 주택의 환풍기 모양으로 디자인됐다. 환풍
“아들, 제발 말 좀 들어!” 매일같이 아들과 싸우고 있는 엄마를 위한 책이 나왔다. 부모 교육 전문가이자 ‘오뚝이샘’으로 활동하는 윤지영 작가가 쓴 <아들 엄마의 말 연습>이다. 중학생 딸과 초등학생 아들을 키우는 저자는 자녀 교육, 특히 아들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고 바르게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했다.18년 동안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육아 전문가로 활동했지만, 정작 아들을 키우는 건 쉽지 않았다. 고민 끝에 직장을 그만두고 글 쓰는 일도 멈춘 채 제주로 이주해 육아에 전념했다. 고집이 세고 반항하던 저자의 아들은 이제 눈 뜨자마자 책을 꺼내고 게임 시간도 잘 지킨다. 무엇이 아이를 변하게 한 걸까. 저자는 아들 육아의 핵심이 어디서 키우느냐가 아니라 ‘어떤 말로 키우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언제 단호해야 하고, 언제 부드럽게 대해야 하는지를 구별하는 게 가장 중요한 점이라는 것이다. 아이에게 항상 다정할 필요는 없다. 마음을 보듬어야 할 때는 ‘다정한 공감’을, 통제가 필요할 때는 ‘감정을 배제한 지시’를 사용하는&
죽은 이의 소장품을 보관하는 '유물함'은 인간의 삶과 죽음의 경계를 보여주는 물건이다. 작은 작품을 통해서 관객은 삶과 죽음이 세상 안에서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은 작업을 선보이는 공예가 김영옥이 인간과 자연, 삶과 죽음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전시를 열고 있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호호재서울에서 열고 있는 개인전 '오늘과 내일'이다.'손으로 만든 솜씨'라고 불리는 공예에서도 김영옥은 유독 은이라는 재료에 집중했다. 전통적 기법을 사용해 사람들이 일상에서 실제로 쓸 수 있는 작업물을 만들어낸다. 주전자, 접시, 찻잔 등 그가 만드는 작품 대부분이 음식과 음료를 담는 기물들이다. 은은 불순물이 없고 향균 효과가 있기 때문에 식기로 유용하게 쓰이는 재료이기 때문이다.김영옥은 단조기법을 사용해 '완벽한 형태의 주전자'를 제작해 전시에 내놨다. 모양이 대칭을 이루고, 어느 부분도 흐트러짐없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여기에 자연의 일부분을 장식적 요소로 삼았다. 쓰는 사용자와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주전자를 통해 여유와 친근함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다도'를 애정하는 작가인 그에게 주전자는 더욱 중요한 기물이다. 김영옥은 다도를 통해 자연과 인간, 삶의 조화를 추구한다. 특히 그는 인간이 찻잎을 다루고 물을 끓이고 차를 우려내는 과정을 통해 비인간적 존재, 자연과 연결된다고 믿는다.전시가 이뤄지는 호호재서울의 1층은 ‘죽음의 미학’이라는 주제로 꾸며졌다. 인간의 근본적 소멸을 작품으로 풀어낸다. 세상에 태어났다 사라지는 자연스러운 인간의 이치를 공예로 형상화했다. 위로 올라가면 '생명의 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