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혐오표현에 대처하는 방법 [기업 인권경영 리포트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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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혐오표현 사회 우려 커져
페이스북, 유튜브 등 자율규제 마련해 대응
증오성 컨텐츠 삭제하고 현황 공개
국내에선 카카오가 적극 대응
2021년 1월 국내 기업 최초로 증오발언 근절 원칙 제시
올해 3월부터 차별표현 바로알기 캠페인도 실시
혐오표현 제재와 표현의 자유 충돌 우려도 불식
혐오표현 이슈 대응하는 인권경영 사례 더 나와야
페이스북, 유튜브 등 자율규제 마련해 대응
증오성 컨텐츠 삭제하고 현황 공개
국내에선 카카오가 적극 대응
2021년 1월 국내 기업 최초로 증오발언 근절 원칙 제시
올해 3월부터 차별표현 바로알기 캠페인도 실시
혐오표현 제재와 표현의 자유 충돌 우려도 불식
혐오표현 이슈 대응하는 인권경영 사례 더 나와야
‘기업 인권경영 리포트’는 새로운 경영 화두로 떠오른 인권경영과 관련된 글로벌 동향과 모범사례를 살펴봅니다. 해외 주요 선진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인권경영을 의무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법무법인 지평의 인권경영 전문가들이 풍부한 사례를 바탕으로 다양한 시사점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편집자 주]최근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나타나는 혐오표현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6~2017년 미얀마에서 발생한 로힝야 민족에 대한 박해와 대학살 과정에서 페이스북은 로힝야에 대한 증오선동 도구로 사용됐다. 국내에서는 특정 카카오톡 이모티콘이 혐오표현을 사용한다는 논란이 있기도 했다. 이에 대응해 페이스북,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혐오표현에 대한 자율규제를 마련해 나가고 있다. 혐오표현이라는 인권 이슈를 실제 경영에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혐오표현을 페이스북 규정 위반 게시물 종류 중 하나로 정하고 있으며 투명성 보고서(Transparency Report)를 통해 혐오표현 금지정책 위반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유튜브도 커뮤니티 가이드라인(Community Guidelines)에서 ‘증오성 콘텐츠’(Hate Speech)를 자사 정책을 위반하는 게시물의 유형 중 하나로 정하고 있다. 또한 투명성 보고서를 통해 분기별 증오성 컨텐츠 삭제 현황을 밝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가 혐오표현에 대한 자율규제에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카카오는 2020년 2월 댓글 신고 기준에 ‘차별/혐오’ 항목을 추가했다. 2021년 1월 국내 기업 최초로 ‘증오발언 근절을 위한 카카오의 원칙’을 제시하며 이를 서비스에 적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듬해인 올해 3월부터는 카카오가 제공하는 어학사전에 서비스 내 표제어 등이 특정 집단에 대해 모욕적이거나 차별·비하적인 표현을 담고 있을 경우 이용자 주의를 표시하는 ‘차별표현 바로알기 캠페인’도 시작했다.
카카오는 ‘증오발언 근절을 위한 카카오의 원칙’을 수립하기 위해 민관학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국가인권위원회, 한국언론법학회, 시민 전문가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숙의과정에 참여하도록 했다. 원칙 수립을 위한 숙의과정은 1년여에 걸쳐 진행됐다. 2021년 1월에 발간된 ‘카카오 증오발언 대응 정책 녹서’가 그 결과물이다. 이러한 카카오의 노력은 증오발언이라는 사회적 이슈를 기업 내부의 고민으로 끝내지 않고 사회적으로 논의를 확대해 다양한 사회구성원들과 나누려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증오발언이라는 개념을 정의하는 것에서부터 증오발언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까지 사회적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자율 규제 강화에 대해 ‘공론장 축소’와 ‘표현의 자유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카카오의 원칙 수립을 위한 숙의과정에서도 혐오표현 제재로 인한 표현의 자유 위축 문제를 고려했다. 또 표현의 자유와 충돌을 최소화하는 혐오표현 규제 방안을 모색했다. 혐오표현의 제재는 표현의 자유와 대치되지 않고, 오히려 소수자의 표현의 자유를 증진시킨다는 점도 논의됐다. 디지털 공간 내 혐오표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카카오의 구체적인 실천 노력은 디지털 기업 고유의 인권경영 활동에 해당한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으로서 기업이 인권존중 책임,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고 있는 것이다. 혐오표현 이슈에 대응하는 인권경영 사례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